"반도체 공정수 600개...생산성 한계 극복이 관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본 반도체 기술의 한계와 도전 과제
반도체 미세화에 따른 기술적 어려움·투자 대비 생산성 확보 문제 짚어
- 류석우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공정 스텝수가 500~600개에 달해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생산 비용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생산을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가 도전과제다."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가 10나노대로 접어든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반도체업계는 생산성 확보가 쉽지 않은 멀티패터닝 방식을 대체할 새로운 혁신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무어의 법칙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반도체 미세화의 다음 국면은 공정 수를 줄여 수익을 낼 수 있는 생산성과 수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25일 향후 반도체 도전 과제로 미세화 등에 따른 기술적 어려움과 투자 대비 생산 비용 증가 등 생산성의 어려움을 꼽았다.
이 사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8 반도체대전' 키노트 발표에 나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게 보이나 그것을 견인하는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며 "그 중심에 있는 반도체 발전을 위해서는 크게 기술적인 도전과 생산성의 도전 두 가지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언급한 기술적인 어려움은 점점 반도체의 사이즈가 작아지다 보니 생기는 문제를 뜻한다. 미세화 과정에서 공정 난이도가 올라가고, 높은 종횡비(high aspect ratio)로 미세한 반도체를 굉장히 길고 높게 올려야 하는데 여기에서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패터닝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이 사장은 "점점 작아지다 보니 멀티 패터닝으로 가야 하고, 스페이스 패터닝 기술을 써야 하다 보니 공정 스탭수가 늘어나고 비용도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군다나 그것을 멀티플 패터닝 공정 컨트롤까지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수율에서 상당한 손실이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사장은 파장을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가장 많이 쓰고 있는 193나노 파장을 가진 스캐너에서 13.5나노를 사용하는 익스트림 EUV(Extreme Ultraviolet·극자외선) 노광으로 가게 되면 패터닝을 단순화할 수 있고 공정 스탭수도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이 사장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생산성의 도전이 남아있고, 새로운 광원이기 때문에 여기에 필요한 포토 리지스트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며 "계속해서 기술 진보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층수가 올라가면서 생기는 또 다른 문제는 안정성 문제다. 고층으로 올리다 보니 층간 표면장력으로 셀이 서로 붙어버려 수율이 나오지 않는 현상이 생긴다. 따라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장은 "그래서 초임계 CO2 기술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표면장력 때문에 붙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고온고압에 도달해야 초임계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야 하고 가스의 순도나 움직임 등을 컨트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층가 올라갈수록 에칭 비율이 떨어지는 문제도 도전 과제다. 이 사장은 "단수가 올라갈수록 시간당 가동 웨이퍼 장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프로세스 비용이 올라간다"며 높은 층수가 수직을 유지하면서 '에칭'을 해냐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3D낸드플래시의 경우 쌍을 지어 쌓아 올린 도체와 부도체에 '파인애플 통조림'처럼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층이 높아질수록 구멍을 뚫는 '홀 에칭 공정'이 어렵다. 이 때문에 각 층고의 높이를 똑같은 높이로 층수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천장 높이를 낮추면서 올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생산성 도전과 관련해서는 미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라미터'(변수) 관리의 어려움이 언급됐다. 장비 하나당 1000개가 넘는 파라미터가 발생하는 데다 공정 스탭수도 500~600개에 이르러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생산 비용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또 공정도 길어지다 보니 팹아웃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져 효율적인 생산과정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장은 이와 관련해 "여러 파트너와 어떻게 이해하고 컨트롤 할 것인지 같이 들여다보고 있다"며 "아직도 관심 가지고 들여다봐야 할 분야"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장은 이날 반도체 시장과 관련해 "2003년까지 축적된 규모에 해당하는 데이터가 현재는 2일 만에 생겨나고 있다"며 "반도체의 공급량은 인류가 생산하는 데이터양의 5분의 1밖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반도체 성장을 견인한 것은 데이터의 폭발적 성장과 데이터 센터의 성장이었다"며 한동안 반도체 시장에서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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