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부족? 만들면 된다"…삼성전자의 '8K TV' 자신감

QLED 8K TV 11월 국내 출시…65인치~85인치까지 4종
"8K 콘텐츠 적다" 업계 지적…AI 업스케일링으로 극복

삼성전자가 다음달 1일부터 국내에 정식 판매하는 'QLED 8K' TV 제품.(삼성전자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8K 해상도로 즐길 콘텐츠가 부족하다고요? 그러면 우리가 만들면 되지요."

삼성전자에서 TV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고위 관계자가 8K TV 개발 과정을 소개하며 던진 말이다.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 8K TV를 출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삼성전자의 자신감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다음달부터 'QLED 8K' TV를 국내에 출시한다. 선행기술 개발부터 시작하면 2년 이상 소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유럽에서 최초 출시된 이후 2개월만에 국내 시장에도 선보이는 것이다. 단일 지역 중에서 세계 최대 TV 시장을 갖춘 미국에서도 현재 예약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QLED 8K는 퀀텀닷 기술에 8K(7680X4320) 해상도를 접목한 제품이다. 10여년 전 표준 화질로 평가받던 풀HD(1920X1080)보다 16배 많은 3300만개 화소로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지난해 샤프가 70인치 8K LCD TV를 출시한 적은 있으나, LCD보다 향상된 기술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의 QLED(QD-LCD) 기반의 8K는 이번이 최초다. 삼성전자는 화면 크기도 최소 65인치부터 최대 85인치까지 4종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삼성전자가 아직 TV 업계에서는 '불모지'와도 같은 8K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것은 선두주자로서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QLED 8K TV에도 삼성전자만의 고유의 최신기술이 담겨 있는데, 바로 '8K AI 업스케일링(Upscaling)'이다. 영상 업스케일링 기술은 기존에 풀HD에서 4K UHD로 해상도 흐름이 바뀔 때 자주 사용됐다. 제작 단계부터 낮은 해상도로 만들어진 영상을 고해상도 TV에서 재생할 때 발생하는 '깨짐' 현상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다.

예를 들어 풀HD급 영상을 4K UHD TV에서 보게 되면 화소 차이로 인해 픽셀이 2배 이상 커진 상태로 재생돼 화면이 깨지거나 일그러져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다. 업스케일링을 적용하면 확대된 픽셀에 부족한 색감을 더해 선명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AI) 화질엔진 '퀀텀 프로세서 8K'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영상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찾아내는 알고리즘이 HD나 풀HD 수준의 저화질 영상의 밝기와 명암, 색채 등을 보정해 8K급 고화질로 변환하는 것이다.

핵심은 AI 기반의 알고리즘이 영상을 스스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백만개의 동영상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이 화질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스스로 터득하게 학습화한 것이다. 삼성전자 VD사업부 관계자는 "실시간 방송이든 유튜브 같은 OTT든 방식에 관계없이 영상의 화질을 분석해 개선해준다"고 말했다.

퀀텀 프로세서는 삼성전자의 소재·부품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 개발됐다.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가 수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8K 수준의 업스케일링 기술을 확보한 곳은 아직까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도 "삼성전자가 3년 이상 개발한 AI 칩이며 웬만한 다른 기업들은 만들 수조차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화질 개선 기술이 매년 개선되면서 이제는 콘텐츠가 없어도 8K를 내도 되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방송, 영화 등 콘텐츠 시장에서 8K 제작 환경이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8K 방송을 준비하고 있지만 생태계 확장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계 선두기업으로서 8K TV 시장에 먼저 뛰어든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즐길 만한 8K 콘텐츠가 없다면 우리가 직접 기술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키우면 된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QLED 8K TV 국내 가격은 출고가 기준으로 △65인치 729만원 △75인치 1079만원 △82인치 1790만원 △85인치 25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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