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하이닉스, '안전보건환경(SHE) 재단' 설립한다

반도체 업계 최초…지난달 이사회서 재단설립 의결
독립성·공공성 보장 공익재단…10년간 350억원 출연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계 최초로 'SHE 재단'을 설립한다. 'SHE'는 안전(safety), 보건(health), 환경(environment)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는 SK그룹 내에서도 SHE 관련 재단을 세우는 곳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SHE 분야 재단 신설 및 출연(안)'을 가결하고 재단 설립 작업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보건환경'을 의미하는 SHE는 △지속경영 △윤리경영과 함께 SK하이닉스가 추구하는 3대 경영원칙으로 꼽힌다.

재단은 독립성과 공공성이 보장되는 공익재단 형태로 운영된다. 이 재단은 인체에 유해한 각종 화학물질을 다루는 반도체 사업장 특성을 반영해 SK하이닉스 및 협력사 근로자와 지역사회 등의 안전보건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재단 운영에 필요한 기금을 10년간 350억원 출연할 예정이다. 장재연 아주대 교수가 공익재단 설립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반도체 업계에서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안전한 작업장' 확립은 핵심 화두이며 기업이 먼저 안전보건환경 관련 재단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업계 최초다.

SK하이닉스는 일찌감치 안전보건환경 구축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SK하이닉스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 환경경영시스템, 공정안전관리를 통합한 'SHE 경영시스템'으로 통합해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도출되는 영향 요인에 대해서는 모니터링과 개선활동을 통해 내부심사 규정에 의거한 안전·보건·환경 통합 이행수준 평가를 진행한다.

2003년에는 SHE 분야 전문 기술개발과 품질 향상을 위해 'ESH 기술연구소'도 설립했다. 현재는 최근민 SHE 담당 전무가 SHE 관련 조직을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가 SHE 재단 설립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도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는 최태원 회장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은 "기업이 돈만 벌어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 것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며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사람 중심의 보건시스템 구축 △지속가능한 환경시스템 구축 △선진 SHE경영시스템 구축 △안전 리스크 프리 사업장 구축 등 SK하이닉스의 4대 'SHE 경영원칙'에도 녹아들어 있다.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도 SHE 시스템 정착에 주력하고 있으나 SHE 관련 재단을 설치하는 곳은 SK하이닉스가 최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유, 석유화학, 반도체 등 SK그룹의 주력 산업은 특성상 작업안전 환경 구축이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부터 CEO(최고경영자) 직속으로 SHE본부를 신설해 전담인력 200여명을 두고 있다. SHE본부 신설 이후 사업장별 안전관리 세부지침인 '세이프티 골든 룰'도 제정했다.

SK E&S는 사업장 무재해 달성을 목표로 SHE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설비 유지보수 동안 안전한 작업 관리를 위해 '안전작업허가' 제도와 기본안전 수칙도 제정했다.

협력사와 각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중요한 이슈다. SK하이닉스는 "구성원과 협력사 직원이 모두 건강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위해·위험성을 사전에 감지하고 개선한다"며 "유해화학물질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사업장과 지역사회의 환경을 보호한다"는 안전보건환경 방침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합리적이고 건전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돼야 한다"며 "이번 재단 설립이 SHE 분야 인재들이 성장하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ho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