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시대' 키맨 윤곽, '이상훈·정현호·전용배'

삼성 전자 계열사 사장단 인사 마무리, 핵심 3인방 주목'

삼성전자 이상훈 사장(왼쪽부터), 삼성전자 정현호 사장, 삼성벤처투자 전용배 사장ⓒ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서명훈 기자 = 삼성그룹의 전자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이재용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인물들의 윤곽도 드러났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된 이상훈 사장과 사업지원 TF를 맡은 정현호 사장, 전용배 삼성벤처투자 사장 등 3명을 ‘키맨’으로 꼽았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상훈 사장은 내년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을 폐지하면서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가 본 적이 없는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 구축을 이 사장이 맡은 셈이다. 이 부회장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운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최고재무책임자)을 맡아 이 부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 과거 이 부회장이 상무 시절부터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이 사장은 앞서 2010년부터 미전실 전략1팀장을 맡아 삼성 전자 계열사들의 전략을 총괄하고 사업재조정을 주도했다.

직설적인 화법을 즐겨 쓰고 합리적이란 평가다. 추진력이 강하고 일처리가 깔끔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역시 정현호 사장이다. 신설된 사업지원TF를 받은데다 미전실 해체로 떠났던 6명 사장 가운데 유일하게 복귀했다.

특히 정 사장의 경우 이 부회장이 미국 유학시절 인연을 맺으면서 신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정 사장은 주로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1년 미전실 경영진단팀장으로 발탁됐고 2014년에는 삼성그룹 인사를 총괄하는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을 맡았다. 인사 경험이 없는 인물을 인사총괄로 기용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3년간 삼성그룹의 인사 조직과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업지원TF의 정확한 역할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공식적으로는 미전실 해체로 전자 계열사간 소통과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하지만 정 사장의 무게감을 고려해 볼 때 전자 계열사들의 인사와 업무를 조율 역할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부회장의 뜻을 전자 계열사에 전파하고 경영 현안들을 보고하는 업무까지 맡을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키맨은 전용배 삼성벤처투자 사장이다. 전 사장은 삼성생명 재무기획실과 삼성구조조정본부, 미전실 경영지원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동안 삼성벤처투자 사장 자리는 삼성전자 사장에서 물러난 후 정리할 시간을 주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어 삼성벤처투자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다임러 트럭부문과 이스라엘 스타트업기업인 스토어닷에 6000만달러(약 680억원)를 투자하는 등 삼성전자를 대신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확보를 위한 ‘넥스트 펀드’에 이어 무인자동차 등 전장사업 강화를 위한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도 내놨다.

중량감 있는 전 사장이 삼성벤처투자를 맡은 만큼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mhsu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