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팀링크 앱', "6천여개 게임으로 스마트TV 차별화"

스팀링크 앱 담당자 인터뷰…"TV는 패밀리 디바이스, 게임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TV에서 '렉' 없애는데 집중…유명 게임 연계해 글로벌 마케팅

'삼성 QLED TV'에서 '스팀링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팀'의 한 게임을 실행한 화면. ⓒ News1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TV는 '패밀리 디바이스'다. 함께 즐기는 꺼리인 게임을 접목해 삼성 스마트 TV를 차별화할 수 있다"

최근 서울 학동사거리의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만난 송지환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 담당(과장)은 최근 선보인 '스팀링크 애플리케이션(앱)'의 기획 의도를 이같이 설명했다. 대부분 가정이 TV를 갖추고 있고 또한 거실에서 함께 이용하는 기기인 만큼 이런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고민한 끝에 게임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6000여개' 게임, '가족이 함께' 즐긴다

조재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서비스전략팀 담당(대리)은 "스마트 TV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겠다는 시도는 2013년부터 해왔다"며 "가족들이 모여서 TV를 통해 단순한 영상 시청 이외에 즐길 꺼리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다가 게임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험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스팀링크 앱을 출시했다"고 덧붙였다.

스팀링크 앱은 세계 최대 PC 및 콘솔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의 게임을 TV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TV와 PC를 연결해주는 미러링 기기인 '스팀링크'가 필요했다. 그러나 2016년형, 2017년형 삼성 스마트 TV 이용자는 스팀링크 앱만 TV에 설치하면 유무선으로 TV와 PC를 연결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팀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플랫폼이라는 점에 주목해 협력을 결정했다. 송지환 담당은 "국내는 사정이 좀 다르지만 해외에서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 중에 스팀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이런 고객이 비슷한 가격, 사양의 TV 중 선택을 한다면 스팀링크 앱 기능 때문에 삼성 스마트 TV를 고를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한 "스팀링크는 현재 50달러 정도에 판매된다"며 "스팀링크 앱이 무료라는 점도 고객에게 이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팀 운영사인 밸브에 따르면 스팀의 글로벌 월간실질이용자수(MAU)는 6700만명에 달하고 최대 동시접속자수는 1400만명 수준이다. 또한 매달 평균 150만명의 이용자가 새로 가입하고 있다.

스팀의 이런 인기에 힘입어 게임개발사들은 새 게임을 출시하면서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XBOX)' 등 콘솔기기 버전과 함께 PC 및 스팀용 버전도 함께 내놓는 추세다. 스팀은 현재 6000여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어서 일부 국내 PC온라인게임을 제외하면 '알 만한' 게임은 모두 서비스된다는 설명이다. 스팀링크 앱은 스팀에서 서비스되는 모든 게임을 지원한다.

송 담당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직접 게임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적으로 부담이 적고 이용자 입장에서는 (스팀링크가 없어도) TV에서 원하는 게임을 모두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팀' 서비스를 '스팀링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삼성 QLED TV'에서 실행한 화면(왼쪽)과 노트북 및 모니터에서 실행한 화면. ⓒ News1

◇'렉 최소화'에 공들여

삼성전자가 스팀링크 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인 것은 PC에서 구동되는 게임이 '실시간'으로 지연 없이 TV에 구현되도록 하는 작업이었다. 많은 게임 이용자들이 지연 현상(렉)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조재연 담당은 "개발을 하면서 반응속도 측면에서 내부적으로 (문제점들을) 많이 걸러냈다"며 "스팀에서 서비스되는 게임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송 담당은 "고화질 게임의 경우 전송하는 데이터 양이 많기 때문에 PC와 TV 화면 사이에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그 차이는 아주 미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앱을 출시하기 전에 한 격투게임 행사에서 스팀링크 앱을 선보였다. 스팀링크 앱으로 연결된 TV와 직접 콘솔과 연결된 TV가 함께 놓여 있었는데 행사 참가자들이 양쪽의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조 담당은 "무선으로 연결할 경우에는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영향을 많는다"며 "하나의 와이파이 신호를 여럿이 쓸 경우 데이터 전송이 느려져 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처음 스팀링크 앱을 통해 게임을 했을 때는 지연현상이 발생했다. 매장 내 수십개의 가전제품이 하나의 무선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유 있는 네트워크로 연결망을 바꾸니 PC화면과 TV화면의 차이를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50여개국에서 스팀링크 앱을 출시했다. 앞으로 각 나라에서 스팀링크 앱을 알리기 위해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송 담당은 "스팀링크 앱을 알리기 위해 현재 'DIRT4', '철권' 등 유명 게임들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라별로 인기 있는 게임이 다 다르다. 각 지역별 니즈에 맞게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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