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요금 신형 3만3500원, 구형 12만3000원...에어컨도 에어컨 나름
일반 가전제품 쓰면서 하루 5시간씩 한달 틀 때가정
고효율 에어컨으로 바꾸는게 상책이나...
- 최명용 기자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공포스러운 괴담 하나. 휴가를 다녀왔더니 집안이 서늘하다. 귀신이 들었나 느꼈던 순간도 잠시, 휴가 기간 내내 빈집에 에어컨을 켜 놓았던 것이다. 다음달 전기요금은 얼마나 될까."
무더위가 장기화되면서 에어컨이 전기요금에 대한 소비자불만을 터트리는 뇌관이 됐다. 사실 기술발전으로 에어컨의 절전 효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다른 어떤 가전제품보다 사용 집중성과 전력 사용량이 높다보니 소비자들의 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에어컨은 사용량에 따라, 사용 방법에 따라 전기사용량이 천양지차다. 최신 에어컨 모델은 10년전 모델에 비해 3배 가량 전력 효율이 높아졌다.
10년전 에어컨을 여전히 쓰고 있다면 에어컨을 잠시만 틀어 놔도 전기요금 폭탄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최신 에어컨으로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선풍기를 함께 쓰는 등 현명하게 에어컨을 쓴다면 전기요금 폭탄은 피할 수 있다.
◇ 구형 1800w 에어컨 하루 5시간씩 한달쓰면...12만3010원 추가
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일반적인 가정집을 기준으로 에어컨 없이 주요 가전 기기를 한달간 사용할 경우 약 3만원 안팎의 요금이 부과된다.
월간 사용량을 기준으로 TV 31.5kWh, 냉장고 42kWh, 전기밥솥 19.95 kWh, 김치냉장고 21.6kWh 등이 소요된다. 가정마다, 사용환경마다 전력 소비량은 달라지지만 한달간 약 250kWh 안팎의 전력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경우 전기요금은 3만5000원 안팎이다.
에어컨을 켜면 전력 소비량이 크게 뛰어 오른다. 이때 에어컨 모델이 구형이냐 신형이냐에 따라 전기요금은 큰 차이를 보인다.
순간 소비전력이 1.8KW(1800w)인 구형 에어컨을 한달간 매일 5시간씩 쓴다고 가정하면 총 270kWh를 쓰게 된다. 다른 전자제품의 전력 소비를 합치면 총 520kWh의 전력을 사용하게 되는데 한달간 전기요금은 15만8640원으로 껑충 뛴다. 누진요금제로 인해 12만3010원이 추가되는 것이다.
만약 휴가철 일주일간 에어컨을 24시간 가동하고 간 경우라면 그야말로 요금폭탄이다. 순간 소비전력 1800w 를 기준으로 23일간 8시간, 나머지 7일간 24시간을 가동했다고 가정하면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만 640kWh, 기본 전력소비를 더해 총 900kWh의 전력을 소비, 전기요금이 46만원이 넘게 된다.
◇ 신형 1등급 에어컨 하루 5시간씩 한달쓰면...3만3510원만 추가
그러나 최신 에어컨을 쓴다면 전력 소비는 크게 줄어든다. 최신 에어컨은 10년전 제품에 비해 60%이상 에너지 효율이 개선됐다.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의 경우 순간 소비전력이 0.37kW~1.73kW 수준이다. 무풍에어컨은 초기에 가동시 강력한 냉풍을 뿜어내고 이후 바람이 없는 것처럼 미세한 냉기를 뿜어내는 원리다. 초기엔 1.73kW 수준으로 전력을 소비하지만 무풍 모드에선 0.37kW 수준의 전력을 소비한다.
최저 전력 소비량인 0.37kW를 기준으로 한달간 전력 소비량을 계산하면 약 55kWh를 쓰게 된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무풍에어컨을 매일 12시간씩 한달 사용할 경우 전력 소비량은 90kWh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렇게 되면 일반 가전제품 전기사용량에 259KWh와 합쳐 한달 347KWh를 소비하게 되고 전체 전기요금은 6만9140원을 부담하게 된다. 일반 가전제품 전기요금에 불과 3만3510원만 추가된다. 구형 에어컨에 비해 8만9500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같은 시간을 틀더라도 전력사용량이 줄면서 단가가 낮은 누진구간 요금을 적용받아 요금 절약효과가 커진 것이다.
LG전자 인버터 듀얼에어컨도 소비전력이 0.32~2.24kW 수준이다. 듀얼에어컨은 인버터를 장착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특정 지역에만 냉기를 뿜는다. 그만큼 냉각 효율이 좋다. LG전자는 인버터를 적용한 정속형 에어컨의 한달 전력 소비량은 62.4kWh라고 예상했다. 7.8시간씩 30일 가동한 경우다.
◇ 에어컨 바꾸는 게 상책...그렇지 못하다면 선풍기 함께 쓰는 것이 바람직
에어컨은 태생적으로 다른 기기에 비해 전력사용량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기기다. 고온에서 저온으로 에너지가 흘러가는 열역학법칙을 거꾸로 돌려야해서다. 그래도 10년전과 비교하면 전력 소비량은 크게 줄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전자업계는 최신 에어컨으로 효율적인 방법으로 에어컨을 쓰는게 당장 가능한 전기요금 줄이는 첩경이라고 지적했다. 에어컨 필터 등을 자주 청소해 효율을 높이고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거나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정부는 에어컨을 포함, 9월말까지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을 구매할때 최대 20만원 한도에서 구매대금을 환급해주고 있다. 신청기간은 10월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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