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쫓는 TV·에어컨, 손빨래 세탁기…삼성도 LG도 "현지화"

LG전자 인도서 '모기쫓는 TV' '정전돼도 7시간 냉장고' '재즈 LCD TV'
삼성전자도 인도서 '손빨래 세탁기'…현지인 빨래습관 연구후 개발, 매출 쑥쑥

LG전자가 인도에서 출시한 '모기 쫓는 TV'. 모기가 싫어하는 초음파를 활용한 이 제품은 현지에서 말리리아, 지카 바이러스 등 모기가 옮기는 질병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 News1

(서울=뉴스1) 박종민 기자 =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현지 특화형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독특한 풍습과 문화를 갖고 있는 개발도상국 국가들이 주요 대상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특히 인구가 많고 구매 수요가 풍부한 인도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특화형 제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인도에서 모스키토 어웨이 TV, 일명 '모기 쫓는 TV'를 내놨다. 이 제품은 모기가 싫어하는 초음파를 활용했다.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지카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피해 우려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개발됐다. LG전자는 이를 필리핀, 스리랑카 등 동남아 국가에도 확대 출시할 예정이다.

또 2013년에 인도에서 출시한 냉장고 '에버쿨'도 전력이 불안정한 현지 상황을 고려해 개발됐다. 이 제품은 전원이 끊겨도 최대 7시간 동안 냉기를 유지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엔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인도인의 성향에 맞춰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 '재즈 LCD TV'도 출시한 바 있다. TV를 켜면 숨었던 스피커가 양쪽 측면에서 나타나 500와트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아프리카에선 말리리아 모기 퇴치용 에어컨도 출시했다. 모기가 싫어하는 30~100킬로헤르츠(kHz) 주파수 대의 초음파를 적용해 24시간 이내에 말라리아의 매개체인 암컷 학질 모기를 쫓아내거나 활동을 저하시킨다.

또 아프리카에서 불안정한 전력 수급으로 TV가 갑자기 꺼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자 아예 본체 후면에 배터리를 장착한 TV를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정전이 되더라도 최장 90분간 TV시청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탈착형 배터리를 탑재해 수명이 다했을 경우 배터리 교체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도 현지화에 공을 들이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철저한 현지화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액티브 워시' 세탁기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라이프스타일연구소'가 기획했다.

제작도 철저히 현지인들의 습관을 연구해 이루어졌다. 연구소는 현지 가정 10여곳을 선정해 매일 10시간씩 2주간 지켜봤고 현지인들 대부분이 세탁기 사용 전 손으로 애벌빨래를 하는 것을 발견했다. 7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대상자 모두가 세탁 시 애벌빨래를 먼저 한다는 답변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세탁기 상단에서 애벌빨래를 할 수 있도록 제품을 디자인했고 인도 시장에 출시해 전년 대비 45%나 매출이 증가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이를 2014년에 전 세계 시장에 출시해 1년 만에 150만대를 판매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과 별도로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차원에서 현지화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현지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등 현지화 마케팅을 최우선으로 실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m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