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마트폰 빠지고 OEM 제품만…샤오미, 韓진출 '반쪽'

"총판계약 맺지도 않은 TV 신제품은 왜 공개?"...시연한 나인봇 작동 안하기도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샤오미 65인치 UHD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News1

(서울=뉴스1) 박종민 기자 = 샤오미가 국내 판매 에이전시를 지정하고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TV나 스마트폰은 빠진 채 생태계 제품이란 이름의 주문자부착방식(OEM) 제품만 출시돼 허탈감과 함께 미숙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생태계 제품은 샤오미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고 중소기업들이 위탁생산한 제품이다.

더욱이 샤오미는 한국 진출 간담회에서 '나인봇' 시연 중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거나 TV 및 스마트폰 진출 계획에 대해 '본사 입장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샤오미와 코마트레이드는 31일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코마트레이드는 물류시스템과 애프터서비스센터를 강화해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는 "5월1일부터 모든 샤오미 제품에 한국어 설명서가 동봉되고 전기 코드 등도 한국 시장에 최적화되는 등 현지화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미와 코마트레이드는 이날 전동스쿠터 나인봇과 미밴드1S, 공기청정기, 체중계 등을 내놓았다. 이외에 라텍스 베개, 정수기 등도 소개했다.

간담회에서 165.1㎝(65인치) UHD 커브드 스마트TV를 공개하는 퍼포먼스를 가졌으나 한국시장 출시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TV, 라우터, 블루투스 스피커 등은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다. 하지만 기타 체중계나 미밴드, 보조 배터리 등은 현지 중소기업에 외주 제작을 맡기고 샤오미 브랜드를 부착해 판매한다. 샤오미는 이들을 '생태계 제품'이라고 부르며 별도의 사업부가 관할한다. IT와 상관없는 라텍스 베개도 취급하는 이유다.

코마트레이드는 샤오미의 TV,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은 다루지 않고 생태계 제품만 국내 총판을 맡기로 했다.

행사장에선 이준석 대표가 직접 TV 신제품의 장막을 걷어내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이는 단순히 보여주기일 뿐 TV의 한국 시장 진출은 아직 계획에 없었다.

TV의 국내 출시 일정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TV, 스마트폰 등의 제품을 관장하는 부서가 따로 있어 확인해줄 수 없는 부분"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한국에선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샤오미 106.68㎝(42인치)TV가 판매되고 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선 "해당 TV는 샤오미, 코마트레이드와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코마트레이드를 거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코마트레이드 관계자는 "코마트레이드는 아직 샤오미 측과 TV 등 주력제품에 대해선 정식 총판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제품군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가 불가능하다"며 "주변기기를 비롯한 생태계 제품에 대해서만 코마트레이드를 거치지 않은 제품에 대해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가 샤오미와 TV제품에 대해 총판 계약을 맺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이날 샤오미의 TV 신제품을 코마트레이드 행사에서 공개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코마트레이드는 행사 중간중간에 제대로 준비가 안된 모습도 보였다. 전동스쿠터 나인봇을 스마트폰 어플로 자동주행시키는 장면을 연출하려 했으나 3분여간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았다. TV 제품 공개 과정에서도 장막을 걷은 후 바로 스마트폰을 통해 TV화면이 작동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초기 연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코마트레이드는 지난해 매출 200억원에서 10배 증가한 2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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