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금성자산 2년만에 감소세 전환

2분기 현금성 자산 60.66조..전기 대비 8200억 줄어
2012년 2분기 현금성 자산 감소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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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명용 = 삼성전자 현금성 자산 규모가 2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1분기와 2분기에도 현금성 자산이 감소한 바 있다. 당시엔 실적이 개선되는 와중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현금성 자산이 감소했던 시기다.

올해는 투자 규모는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이 주춤하면서 현금성 자산이 감소해 삼성전자가 느끼는 위기감이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52조3500억원에 영업이익 7조1900억원, 당기순이익 6조25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15.3%, 전년 동기 대비 24.6%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한 실적 자료에서 2분기말 현금성 자산 규모가 60조6600억원이라고 밝혔다. 직전 분기말 61조4800억원에 비해 약 8200억원 감소했다. 현금성자산 규모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및 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을 더한 규모다.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 규모가 감소한 것은 2년 만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1분기에 현금성 자산 규모가 직전 분기 26조8800억원에서 1조4900억원이 감소한 25조39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엔 1조5900억원이 더 줄어 23조8000억원까지 줄었다.

삼성전자는 2012년 1분기에 영업이익 5조85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8% 성장했다. 2분기에도 영업이익 6조7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성장했다. 2012년은 이익규모가 상승하면서 대규모 투자에 나섰던 시기다. 2012년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8조원, 6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시설 투자를 늘렸다. 특히 삼성전자는 당시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키로 하고 착공에 들어갔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 축소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 2년전과 비교하면 현금성자산의 절대 규모는 더 많다. 올 2분기 영업이익 7조1900억원과 투자금액 8조8400억원도 2년전에 비해 많은 편이다.

다만 추세가 다르다. 2012년엔 이익이 늘면서 투자를 더 늘리는 선순환 구조였다. 올해는 이익이 늘지 않는 가운데 투자를 유지하면서 현금성 자산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투자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24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추세적인 현금성 자산 감소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을 풀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의 실적 개선과 투자 집행 환경이다"며 "삼성전자가 추세적으로 현금성 자산이 줄어드면 한국 경제에 주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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