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로 자살까지 "동네빵집 설자리 없다"
국내 1만개 빵집 가운데 절반이 프랜차이즈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개인 빵집을 운영하던 정모씨(49)가 지난 27일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 정씨가 주변 프랜차이즈 빵집 증가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해왔기 때문에 빵집간의 경쟁으로 인한 생활고가 자살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서 내세울 것이 없는 개인 점포들은 프랜차이즈로 전환하거나 문을 닫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현재 국내 프랜차이즈 빵집은 520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파리바게뜨 3100여개, 뚜레쥬르는 1200여개를 갖고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은 5100~5200개로 프랜차이즈 빵집과 개인빵집을 합치면 국내 빵집수는 1만400여개에 달한다. 이외에도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입점해 있는 빵집이 3200여개 정도다. 편의점, 커피전문점에서도 빵을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빵을 사먹을 수 있는 점포 수는 훨씬 더 많다.
자살한 정씨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정씨가 운영하던 빵집에서 1㎞ 가량 떨어진 위치에 파리바게뜨 점포들이 위치해있고, 1㎞ 내에 홈플러스에 입점해 있는 '아티제 블랑제리'와 개인빵집 몇 곳들이 들어서 있었다.
1㎞ 이상의 간격으로 빵집이 있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지하철역 근처, 아파트 단지 등 주요 상권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빵집간 간격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거리가 멀어 서로 상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유동인구가 많은 요지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빵집이 들어서 있어, 지리적으로 열세에 있는 개인빵집의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개인 빵집 사장은 "개인점포와 달리, 프랜차이즈 빵집은 대부분 카페형으로 운영되고 있어 경쟁이 쉽지않다"면서 "제빵사 2~3명에 대한 인건비 등 운영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이익을 남길 수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 와중에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현대백화점의 베이커리 '베즐리' 인수를 추진중이며, 국내 최대 커피전문점인 카페베네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가맹점주들도 계속적으로 늘어나는 점포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빵집 가맹점주는 "프랜차이즈로 바꿀 사람들은 이미 다 바꾼 상태"라며 "카페베네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 영업점이 늘면 본사는 좋겠지만 가맹점주들은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프랜차이즈 빵집은 원가가 높아서 마진이 얼마남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fro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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