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5년 전엔 실패했지만…한화, 이번엔 타임월드 팔아야 하는 이유

2021년 세일앤드리스백 무산…5년 새 신세계 1조 점포 성장에 달라진 셈법
루이비통 재계약·압구정 재건축 변수…"경쟁력 남았을 때 팔아야"

갤러리아타임월드 전경. (갤러리아타임월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0.16 ⓒ 뉴스1 이동원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한화갤러리아가 5년 만에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 매각을 다시 검토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토지, 건물만 매각한 뒤 임차해 영업을 이어가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거래가 무산됐습니다.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한화갤러리아가 보유한 타임월드 지분 100%를 넘기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운영법인의 경영권과 보유 부동산도 함께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서는 5년 전보다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의 매각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화갤러리아도 최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타임월드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타임월드의 실적과 대전 유통시장 경쟁 구도가 달라진 데다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 등 대규모 투자 수요도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5년 전엔 안 팔아도 됐다…신세계 1조원 성장에 달라진 셈법

한화는 2021년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CBRE를 주관사로 선정해 타임월드 토지·건물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건물을 팔고 다시 임차하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이었습니다. 다만 가격 등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거래는 무산됐습니다.

당시 한화가 매각을 서두를 이유는 크지 않았습니다. 타임월드는 2021년 거래액 740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해 8월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Art&Science)가 문을 열었지만, 경쟁 구도 역시 아직 확인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5년 뒤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타임월드 거래액은 2022년 7362억 원, 2023년 6766억 원, 2024년 6265억 원, 지난해 6032억 원으로 4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반면 대전신세계는 지난해 연 매출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렇다고 타임월드가 경쟁력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6000억 원대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고 둔산동 핵심 입지와 명품 브랜드 경쟁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오히려 지금을 매각 적기로 보는 이유입니다. 업계에서는 영업력이 더 약해진 뒤보다 경쟁력이 남아 있을 때 매각해야 가격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명품 브랜드 재계약도 변수입니다. 타임월드의 차별화 요소였던 루이비통은 기존 보도상 계약 기간이 2026년까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대전신세계 Art&Science에도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루이비통 매장이 들어서면서 타임월드가 누려온 명품 경쟁력의 희소성도 예전만 못해졌습니다. 재계약 여부에 따라 향후 점포 경쟁력과 매각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모습. 2021.7.14 ⓒ 뉴스1 박지혜 기자
타임월드 정리하고 핵심점 집중…'선택과 집중'에 나선 한화

최근 백화점 업계는 점포 수를 늘리기보다 잘되는 핵심 점포에 투자를 집중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포는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주요 백화점 전체 거래액의 절반가량이 상위 10개 점포에서 발생할 정도로 매출 쏠림이 심해지면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모두 핵심 거점은 키우고 저효율 점포는 줄이는 방향으로 점포 재편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같은 흐름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전면 재건축 등 대규모 투자 수요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타임월드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 필요성도 거론됩니다.

한화갤러리아는 압구정 명품관 웨스트와 이스트 건물을 새로 짓고 현재 약 2만7400㎡인 영업면적을 약 5만9500㎡로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대전신세계와 추가 투자 경쟁을 이어가기보다 타임월드를 매각하고 서울 핵심 자산에 투자 여력을 집중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타임월드 매각이 현실화하더라도 갤러리아는 압구정 명품관과 광교점, 천안 센터시티, 진주점 등 4개 점포 체제를 유지하게 됩니다. 점포 수를 크게 줄이는 구조조정이라기보다 경쟁력이 높은 핵심 거점에 자원을 집중하는 포트폴리오 재편에 가깝다는 해석입니다.

최근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재편도 사업 재편의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사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아래로 편입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새 체제 출범 이후 유통·라이프 사업의 자산 효율성을 높이려는 흐름 속에서 타임월드 매각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결국 2021년과 지금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당시에는 실적이 정점에 있던 점포의 부동산만 유동화하려 했다면, 지금은 대전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달라졌고 한화가 자금을 집중해야 할 핵심 사업도 생겼습니다.

5년 전에는 팔리지 않아도 아쉬울 게 적었다면, 지금은 타임월드의 가치가 남아 있을 때 선택해야 할 이유가 더 많아진 셈입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