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7000원 애프터눈티·칵테일까지…스타벅스, 저가 커피와 '선 긋기'

리저브 도산·장충라운지R서 애프터눈 커피 세트…주말 예약 대부분 차
가격 대신 공간·메뉴·경험 차별화…'스타벅스에 가야 할 이유' 만든다

스타벅스 리저브 애프터눈 커피 세트 리저브 도산 예약 페이지.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인 기준 7만7000원짜리 애프터눈 커피 세트부터 칵테일까지.

스타벅스가 일부 특화 매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메뉴와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저가 커피 브랜드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1000~2000원대 커피를 앞세운 저가 브랜드와 가격으로 맞붙기보다 공간과 메뉴, 서비스를 결합한 '경험'을 강화해 스타벅스를 일부러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리저브 도산'과 중구 '장충라운지R점'에서 '리저브 애프터눈 커피 세트'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 매장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특화 메뉴로 내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스타벅스는 지난 7월 삼성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해당 세트를 먼저 선보인 뒤 지난달 28일부터 일반 고객까지 예약 대상을 확대했다. 특히 주말에는 대부분 시간대의 예약이 찰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가격은 2인 기준 7만7000원이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시저 치킨 베이컨 샌드위치와 오믈렛 샌드위치, 블랙 트러플 버터바, 얼그레이 피낭시에 등 세이보리와 디저트를 함께 제공한다. 하루 이용 가능 인원은 매장별 10팀으로 제한했다.

단순히 음료와 푸드를 묶어 판매하기보다 한정된 매장에서 예약을 받아 이용하는 하나의 '프로그램' 형태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스타벅스가 애프터눈티 형태의 메뉴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레스케이프 호텔R점에서도 미니 샌드위치와 샐러드·디저트 등을 2단 트레이에 담은 '애프터눈 딜라이트 세트'를 운영한 바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고객에게 스타벅스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애프터눈 커피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이 스타벅스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6.6.22 ⓒ 뉴스1 김성진 기자
'공간·경험' 차별화…스타벅스의 승부수

스타벅스의 차별화 시도는 애프터눈 커피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부 특화 매장을 중심으로 일반 스타벅스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메뉴와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류다. 스타벅스는 2024년 영랑호리조트점을 시작으로 주류 판매 매장을 확대했으며 리저브 도산에는 글로벌 리저브 전용 칵테일 바인 '바 믹사토'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라는 기존 역할을 넘어 시간대와 고객 취향에 따라 칵테일까지 즐길 수 있도록 매장의 활용 범위를 넓힌 것이다.

스타벅스가 공식적으로 리저브 매장을 일반 매장과 차별화된 스페셜티 커피와 다양한 추출 방식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같은 전략이 읽힌다.

공간 자체의 세분화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 경관과 건축물을 활용한 대형 특화 매장부터 리저브 매장, 업무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한 '포커스 존', 가족 고객을 겨냥한 '패밀리 프렌들리 존' 등 고객의 이용 목적에 따라 매장 형태를 다양화하고 있다.

스타벅스 공식 매장 검색에서도 리저브와 드라이브스루, 워크스루, 커뮤니티 스토어뿐 아니라 펫존·리조트·해안가·공항 등 다양한 입지와 시설별 매장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1000원대 커피와 가격 경쟁 대신 '경험'

이 같은 행보는 저가 커피 브랜드가 빠르게 외형을 키우는 가운데 스타벅스만의 영역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저가 커피 브랜드가 1000~2000원대 가격과 높은 접근성, 테이크아웃 수요를 앞세운다면 스타벅스는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과 다양한 메뉴, 특화 서비스를 결합해 차별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7만7000원짜리 애프터눈 커피 세트나 칵테일처럼 일부 매장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은 가격 경쟁과는 반대 방향에 가깝다.

일반 매장에서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유지하면서 리저브와 특화 매장에서는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스타벅스만의 메뉴와 공간을 경험하려는 고객을 겨냥하는 식이다.

단순히 커피 한 잔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방문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경험을 제공하면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가 가격과 접근성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벅스가 똑같이 가격으로 경쟁하기는 어렵다"며 "특화 매장과 메뉴를 통해 소비자가 스타벅스를 찾아야 할 이유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