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쿠팡 정보 유출 과징금 6500만원…韓 처벌수위 대비 35분의 1

지난 8월 쿠팡 대만법인 등에 과징금 부과…'일반 보안 사건' 규정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대만 정부가 쿠팡 현지 고객 약 2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한화로 150만 대만달러(약 6500만 원)를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지난해 말 한국에서 3755만명 개인정보 유출로 대만 회원 정보 역시 함께 유출되면서, 대만 정부가 올해 1월 조사에 착수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중대 위반 사고' 아닌 일반 보안 위반 사건으로 판단

21일 대만 현지 외신에 따르면, 대만 디지털발전부(MODA)는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조치로 쿠팡 대만 법인과 회사 대표자에게 각각 75만 대만달러, 총 150만 대만달러(약 6500만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고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디지털발전부는 '비정부 기관은 개인정보의 도난·변경·손상·손실 또는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개인정보보호법(27조 1항)을 쿠팡 대만법인이 위반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비정부기관에 과징금 처분을 내릴 경우, 대표자나 책임자 등에게 법인과 동일한 금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50조)에 따라 쿠팡 대만 대표도 과징금이 부과됐다.

앞서 대만 정부는 올해 초 쿠팡 한국 법인 퇴직자가 2000여개의 다른 IP주소를 통해 20만4552명의 쿠팡 대만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했다고 발표했다. 유출 개인정보 항목으로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배송 주소, 일부 주문 기록 등으로 한국과 동일하다.

대만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일반적인 보안 조치 의무 위반 사고와 중대한 위반 사고로 구분해 처분을 내리고 있다. 일반적 사고는 개인정보보호법 48조 2항에 근거해 2만 대만달러에서 최대 200만 대만달러(약 8600만원)대에서 과징금을 정하는 반면, 중대한 위반 행위(48조 3항)로 판단할 경우 과징금이 1500만 대만달러(약 6억5000만원)까지 오르게 된다.

디지털발전부는 이번 정보 유출을 일반적 사고로 보고 과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사고에 대해 실제 2차 금전 피해가 발견되지 않은 점과 소비자 보상과 개선 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주차된 배송차량. 2025.12.30 ⓒ 뉴스1 김도우 기자
인당 318원 vs 1만1250원…'매출 연동 부과 방식'이 가른 과징금 규모

이번 대만 정부의 처분 결과는 쿠팡에 4000억원대 과징금을 매긴 한국과 비교해 유출 인원 대비 처벌 수위가 크게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쿠팡에 3755만명 유출 위반과 정보 무단 수집 등으로 총 624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정보 무단 수집 사건을 제외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한정한 과징금은 4235억7500만 원으로, 유출 인원 1인당 1만1250원꼴이다.

유출 인원 20만4552명에 150만 대만달러(6500만 원)를 부과한 대만은 유출 인원 1인당 7.33대만달러(318원)의 과징금이 매겨졌다. 한국의 1인당 과징금 규모가 유출 인원 대비 대만보다 약 35배 큰 셈이다.

대만의 경우 한국처럼 유출 기업의 직전 3개년 평균 매출에 연동해 최대 3%를 과징금을 매기는 대신, 일반적 사고와 중대한 위반 사고로만 구분해 과징금 상한선을 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대만 연간 매출을 수조원대로 가정하고 한국처럼 '매출 최대 3% 룰'을 적용하면 과징금이 수백억 원에 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같은 사건을 두고 유출 사고에 대한 정책이 다른 대만 정부와 한국 정부의 과징금 처분 수위가 도드라지게 차이를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개보위의 쿠팡에 대한 과징금 6247억 원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정보 유출 사고 중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21년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가 5억3300만명의 고객정보를 유출한 메타에 부과한 2억6500만유로(약 3800억 원)보다도 많다. 이에 따라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과징금 처분이 상당히 무겁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