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엔 호재·수출엔 악재…환율 급락에 식품업계 실적 출렁
환율 석 달 동안 13% 하락해 1년 만에 최저치
롯데웰푸드 등 부담 완화…삼양식품은 이익 타격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190원 가까이 떨어지면서 식품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외에서 원재료를 매입하는 기업은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수출 비중이 클수록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3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올 6월 5일 1559원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28일 1372.5원까지 내려왔다. 석 달 만에 13%(186.5원)가량 떨어지며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더해 반도체 등 수출 기업들의 달러 매도 등이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원가율이 70%를 넘고 팜유·코코아·원당 등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기대는 식품기업에 환율 하락은 호재로 꼽힌다.
롯데웰푸드(280360)의 상반기 매출 원가는 1조 5599억 원으로 총매출의 71.5%에 달한다. 주요 원재료는 수입하는 코코아, 유제품, 육가공류 등이다. 상반기보다 낮은 가격으로 원재료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웰푸드는 국제 코코아 시세 하락으로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규모인 영업이익 1005억 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환율이 하락한 만큼 추가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35억 원가량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상반기 원당·원맥·대두·옥수수 수입에 1조 1900억여 원가량을 투입했다. 수입 원재료 매입 환율은 달러당 1483원이다. 최근 환율로 산정하면 같은 물량 확보에 수백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수 비중이 90% 안팎인 오뚜기(007310)도 팜유·대두유 등 라면 원재료의 수입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고환율에 힘입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기업은 부담을 안게 됐다. 해외 매출 비중이 83%가 넘는 삼양식품(003230)은 밀양 등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한다. 달러로 판매하는 만큼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은 줄어든다.
해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 원을 넘은 2분기 기록도 고환율 국면에서 나온 만큼 환율 하락은 실적에 부정적이다. 하나증권은 환율이 10원 움직일 때마다 20억 원의 이익 변동을 추산했다.
라면의 핵심 원재료인 소맥분(밀가루)과 팜유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점도 악재다. 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맥 가격은 6월 톤당 589달러였으나 9월 인도분은 742달러까지 올랐다.
상반기 매출 70%가량을 중국과 러시아·베트남 등 해외에서 거둔 오리온(271560)과 미국·중국 법인을 둔 농심(004370)도 같은 부담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은 원가와 매출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며 "수출 비중과 원재료 수입 비중 중 어느 쪽이 더 큰지가 하반기 성적표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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