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편안함과 핏, 두 마리 토끼 잡았죠"…아미에 찰핏 탄생기

'80년 전통 기업' BYC 아미에 심리스 브라 개발팀 인터뷰
2030 여성 라이프스타일 주목…자연스러운 실루엣·내구성 핵심

(왼쪽부터) 심수용 BYC 란제리 총괄팀장, 김태영 디자이너, 김민지 기획 MD (BYC 제공)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내 몸 긍정주의라고 하잖아요. 과하게 보정하는 대신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볼륨에 대한 집착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자신만의 스타일과 취향을 중시하는 20·30 여성들에게 속옷은 더 이상 몸을 교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일상을 함께 하는 필수품이 됐다. 여기에 아웃도어와 러닝 붐으로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신축성을 비롯해 통기성·경량성 등 기능성을 갖춘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여성 이너웨어 시장에서 MZ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꼽는 선택 기준은 무엇보다 '편안함'이다. 가슴 모양을 보정하는 와이어 브라 대신 꽉 조이는 압박감 없는 노와이어 브라가, 노와이어 브라 중에서도 '입지 않은 것처럼' 봉제선을 없애거나 최소화한 심리스 브라가 확고한 대세로 자리 잡았다.

'편안함' 하나로 시장 주름잡은 심리스 속옷…문제는 들뜸과 내구성

다만 심리스 브라에도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다. 지지력이 약하거나 몸에 밀착되지 않고 들뜨는 문제, 세탁 시 쉽게 찢어지거나 망가지는 문제, 입체적인 볼륨감이 부족하다는 문제 등 불만이 여러 소비자 후기에서 가장 고질적으로 나타난 지적이었다.

여성 란제리 브랜드 '아미에'(AMIE) 제품 개발팀이 주목한 점도 이 대목이었다. 편안하다는 강점을 살리면서도 내 체형과 가장 잘 맞는 핏과 내구성을 동시에 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품질은 높이면서도 소비자가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기획 원칙 중 하나였다.

심수용 란제리 총괄팀장은 27일 서울 구로구 BYC 본사에서 뉴스1과 만나 "편한 것은 핏이 예쁘지 않다고 하는데 편하지만 핏까지 갖춰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신 있게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아미에 찰핏 아이스 초경량 브라(아미에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제품 개발 과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특히 가슴골과 윗라인인 '네크' 들뜸을 잡는 문제가 가장 컸다. 소비자들은 얇은 겉옷을 입어도 자연스러운 실루엣이 나올 수 있는 밀착감을 요구했다. 속옷이 몸과 하나로 보일 수 있도록 설정하기 위해 수없이 테스트를 하고 주변의 모든 지인에게 입혀보며 피드백을 받았다.

아미에 총괄 디자이너인 김태영 대리는 "옷은 입으면서 늘어나기 때문에 제가 직접 입고 펜으로 그리면서 라인 하나하나를 수정했다"며 "1㎜, 2㎜ 단위로 수정하면서 최적의 핏을 찾았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고자 내장 패드 두께는 1.5cm와 2.5cm 두 가지로 선보였고 XS부터 2XL까지 다양한 체형의 피팅 모델 테스트를 거쳤다. 세탁기나 건조기에 돌려도 모양이 망가지지 않도록 고밀도 나일론 스판 원단을 사용하고 늘어나기 쉬운 부분에는 얇은 패치를 덧댔다.

아미에 찰핏 시그니처 볼륨업 브라 제품(아미에 홈페이지 갈무리)
출시 3개월, 호응 얻으며 성장세…브랜드 이미지 개선 과제

이렇게 탄생한 아미에 '찰핏' 라인은 올해 5월 본격 출시돼 현재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 불과 석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생산 대비 판매율이 약 50%로 온라인에서는 일부 컬러가 품절될 정도다. 특히 30대 수요가 가장 많고 재구매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인지도가 올라가면 20대도 더 많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매 장벽을 낮추기 위해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 온라인 기준 브라 한 장에 2만 원대 초중반, 팬티는 1만 원도 되지 않는다. 타 브랜드 대비 약 10~20% 저렴한 수준이다. 광고나 마케팅보다는 품질 관리에 집중하고 전국 49개 BYC 직영 유통망과 자사몰, 생산 체계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아미에는 무신사와 29CM, 에이블리 등 주요 패션 플랫폼과 e커머스에도 입점해 있지만 BYC의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숙제다. 국내 대표 언더웨어 기업인 BYC는 8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MZ세대로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해 아미에를 작년 말 대대적으로 리브랜딩하고 인지도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BYC 아미에 찰핏 개발팀. 앞줄 왼쪽부터 김민지 기획MD, 김태영 디자이너, 심수용 총괄팀장 (BYC 제공)

아미에 기획 MD인 김민지 계장은 "아미에는 프랑스어로 '여자사람 친구'라는 뜻인데 여성들에게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 같은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아미에 찰핏'이 심리스 속옷의 대명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미에는 올 하반기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해 보완한 제품으로 2차 리오더를 진행하는 한편, 내년 SS(봄·여름) 시즌 신상품 기획에 착수할 계획이다. 향후 슬립웨어 등 카테고리를 추가해 언더웨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심 팀장은 "입었을 때 한번 편했던 속옷은 계속 손이 가게 되지 않나"라며 "전통 있는 언더웨어 회사에서 충분히 검증돼서 나온 제품인 만큼 일단 한 번 접해보시면 자연스럽게 빠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