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점주 보호'만 앞세운 가맹규제, 균형이 필요하다
점주 보호 취지 필요하지만 본부 경영 자율성도 함께 고려해야
입법예고 시행령, 현장 우려 반영한 균형 있는 제도 설계 필요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가맹사업 규제를 둘러싼 논의에는 익숙한 전제가 깔려 있다. 가맹본부는 힘을 가진 '갑'이고, 가맹점주는 보호받아야 할 '을'이라는 구도다. 불공정 거래를 막고 점주 보호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모든 가맹본부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시선에서 출발하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가맹본부와 점주는 대립하는 관계인 동시에 하나의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는 공동 사업자다. 본부가 상품 개발과 품질·물류·마케팅을 맡아야 점포도 경쟁력을 얻고, 점포가 수익을 내지 못하면 본부 역시 지속하기 어렵다.
이번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업계가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체 가맹점의 10%, 최소 30명으로 구성된 단체가 공식 협의를 요구할 수 있게 되면 점주의 목소리는 커질 수 있다. 반면 일부 단체의 요구로 신제품이나 프로모션, 가격 정책 등 경영 판단이 늦어지면 그 부담은 전체 가맹점에 돌아갈 수 있다.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은 통일성과 속도에서 나온다. 어느 매장을 가도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경영 판단까지 상시 협의 대상으로 묶이면 상생을 위한 제도가 오히려 브랜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물론 점주 권익 보호를 미뤄서는 안 된다. 다만 규제의 목표가 본부의 힘을 빼는 데 있어서는 곤란하다. 점주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면서도 본부가 브랜드를 책임 있게 운영할 수 있는 균형이 필요하다.
시행령 개정안은 아직 입법예고 단계다. 등록 요건과 협의 대상, 재협의 제한 기간 등 세부 기준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 공정위도 입법예고를 형식적인 절차로 끝낼 게 아니라 현장의 우려를 충분히 검토해 합리적인 의견은 최종안에 반영해야 한다.
좋은 제도는 어느 한쪽을 더 강하게 만드는 제도가 아니다. 점주 보호와 본부의 경영 자율성이 함께 작동하도록 만드는 제도다. 시행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지금 필요한 것은 편을 가르는 규제가 아니라 본부와 점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균형 있는 제도 설계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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