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상반기 1.2조 적자, 하반기도 불확실…물류투자·일자리 위축 우려

2분기 8350억 적자…국세청 과세·인천 화재에 올해 2조 적자 우려도
과거 조단위 적자는 투자 원인…"천문학적 과징금, 투자·신사업 위축"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 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대규모 과징금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물류센터 화재 손실과 세무조사 결과 등 비용 변수가 남아 있어 연간 적자 규모가 2조 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쿠팡의 적자가 로켓배송망을 구축하기 위한 '계획된 적자'였다면 올해는 대외 비용으로 손실이 불어났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이에 여파가 지방의 로켓배송과 일자리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상반기 1.2조 적자…하반기도 국세청 과세·물류센터 화재 등 변수

5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2분기 영업손실은 5억5600만 달러(약 835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억4900만 달러(약 20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적자로 돌아섰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한 1조6850억 원 규모의 구매이용권 지급 등의 영향으로 1분기에도 354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1895억 원에 달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수익성 전망은 어둡다. 국세청은 지난 6월 쿠팡 주식회사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법인세·부가가치세 신고와 관련해 가산세와 이자를 포함한 2억800만 달러(약 3000억 원)의 추가 납부를 요구했다. 쿠팡은 이에 불복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최근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도 3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쿠팡은 화재 전 해당 시설의 자체 재고와 고정자산, 입점 판매자 재고에 대한 지급 의무 등을 합친 장부가액을 약 2억4600만 달러(약 3500억 원)로 추산했다. 화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만, 실제 손실 반영 후 보험금 수령 시기는 수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가 조사 중인 최혜대우(250억~420억 원), 끼워팔기(최대 2000억 원) 사안도 하반기 수천억 원의 과징금 처분 가능성이 남아있다.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이 진행된 지난달 28일 인천 서해구 쿠팡32물류센터 건물 외부가 까맣게 그을려 있다. (공동취재) 2026.7.28 ⓒ 뉴스1 김민지 기자
과거 1조 적자 당시에는 로켓배송 확대…이번 적자로 투자·고용 위축 가능성

쿠팡은 과거에도 로켓배송에 투자하면서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었다.

2018년 1조 원대 적자를 냈을 당시 로켓배송 쿠세권은 수도권과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운영됐고, 새벽배송 서비스도 그해 말 도입됐다. 고용인원도 약 1만9000명이었다.

2021년 1조7000억 원 적자 당시 쿠팡의 물류망은 수도권 이남으로 확대되고 활성 고객 수가 1800만 명, 와우 멤버십 회원이 약 900만 명으로 늘었다. 현재 로켓배송 지역은 전국 182개 시군구로 영호남과 제주까지 포함한다.

현재까지 물류 투자가 축소됐다는 뚜렷한 징후는 없지만 적자가 누적되면 신규 물류센터 건립과 배송지역 확대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쿠팡은 국내 물류망에 6조 원 이상을 투자한 데 이어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약 3조 원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로켓배송 지역을 230개 시군구로 확대하고 국민 5000만 명 이상이 로켓배송 이용권역인 '쿠세권'에 거주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대형마트와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 이른바 '식품사막' 지역에서는 쿠팡을 통해 생필품을 구매하는 주민이 늘고 있어 투자 위축이 배송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자리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 쿠팡의 고용 규모는 9만 명대에서 올해 3월 8만7100여 명으로 약 3000명 감소했다.

비수도권 쿠팡 물류센터 채용 인원 가운데 약 절반은 20·30대 청년이다. 광주와 김해, 대전 등 일부 지방 물류센터는 청년 비중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천문학적 과징금이 쿠팡의 물류 인프라 투자와 신사업 동력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며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 거대해진 고정비용을 감당하며 예상치 못한 비용 충격까지 극복해야 하는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