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이곳' 되겠어"…홈플러스가 모델 삼은 '트레이더 조' 어떤 곳?

'빠른 회전율' PB중심 슈퍼마켓…'에코백 오픈런' 등 높은 충성도
이제 겨우 1년 된 홈플러스 '심플러스'…"시장 경쟁력 제한적"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전통적인 대형마트의 영업 방식을 탈피해 일부 조정할 계획"

홈플러스는 지난 22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취소하고 다시 회생을 연장하자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점포 운영 모델로 미국의 유통기업 '트레이더조'를 꺼내 들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이 들어오는 대로 임시 휴업 중인 67개 핵심 점포의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대형마트보다 적은 SKU·작은 매장서 빠른 회율…리셀가 치솟은 '에코백' 등 높은 PB 충성도

트레이더조는 PB 전문 슈퍼마켓으로 판매 상품의 80% 이상이 자체 브랜드로 구성돼 있고, 식품과 생필품 위주의 상품군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반 대형마트가 3만~5만개가량의 SKU(상품 품목 수)를 유지하는 반면, 트레이더조는 10분의 1 수준인 4000개 수준의 상품만 취급한다. 매장 크기도 일반 대형마트보다 작은 300~400평 규모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트레이더조는 '에코백'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3~4달러 수준의 저렴한 캔버스 가방은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사이에서 가방에 자수를 놓거나 키링, 스카프 등을 달아 '나만의 가방'으로 꾸미는 챌린지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오픈런'을 부르며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고, 미국 현지에서만 구매가 가능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미국 여행 인증'의 과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에 국내 중고 플랫폼에서는 한때 10만 원 선 넘게 리셀되기도 했고, 현재도 기존 가격에 4~5배인 2만 원 안팎의 가격을 유지 중이다.

중고 플랫폼에 판매 중인 트레이더조 에코백(당근마켓 화면 갈무리)
트레이더조와 다른 홈플러스…"심플러스 시장 경쟁력 제한적"

2021년 기준 홈플러스 점포의 평균 영업 면적은 1300평 규모로, 기존 국내 경쟁사들보다도 큰 규모의 점포를 운영했다. 홈플러스는 1000평 규모로 줄여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트레이더조와 비교해도 여전히 큰 규모다.

국내 대형마트의 평균 PB 매출 비중은 10% 안팎으로 추산된다. 수십년간 PB 중심 운영으로 충성 고객을 쌓은 트레이더조와 달리 홈플러스의 PB제품인 심플러스는 지난해 통합 개편해 첫선을 보였다. 아직 가성비 외에는 강점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납품 차질을 겪은 바 있어 PB중심 운영이 공급난의 결과라는 부정적 인식도 여전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제 경쟁업체가 이마트가 아닌 이마트의 '노브랜드 전문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노브랜드 등이 포함된 전문점 사업부 영업이익은 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8% 급증하는 성과를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레이더조는 차별화된 PB가 핵심 경쟁력이지만, 반면 심플러스는 정상 영업 당시에도 시장 경쟁력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현재 경영 여건까지 감안하면 PB를 앞세운 경쟁력 확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