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불씨 살아나나…김병주 보증·메리츠 2000억 지원 논의(종합)
MBK·메리츠, 긴급 운영자금 지원 합의…16일 메리츠 이사회 예정
최근 이틀간 이해관계자 면담 추진…예정됐던 4자 회동은 취소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파산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가 회생의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조달에 합의하면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2000억 원 전액을 보증하고, 메리츠금융이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구조다.
15일 유통업계와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은 이날 오후 홈플러스에 긴급 운영자금 200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자금 지원을 둘러싼 핵심 쟁점이었던 보증 문제는 김 회장이 2000억 원 전액을 보증하는 방향으로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의 파산 위기를 막기 위한 긴급 운영자금이 오는 16일 조달될 가능성이 커졌다.
메리츠금융은 오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조건, 실제 집행 여부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간 자금 지원 합의가 이뤄졌지만, 메리츠금융 이사회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어 자금 지원이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홈플러스 노동자·상인 총궐기대회에 참석해 자금 조달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민 위원장은 '홈플러스 노동자·상인 총궐기대회' 현장을 방문해 "오전 중 마트노조 지도부와 긴급 미팅을 통해 긴밀히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일 중으로 2000억 원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홈플러스의 파산을 막고 본격적으로 홈플러스를 살리는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민 의원이 2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으며, 아직 자금 지원이 100%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메리츠 이사회에서 논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MBK는 주채권 금융기관인 메리츠금융이 2000억 원 전액을 대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메리츠금융은 MBK가 지급보증을 약속한 1000억 원만 지원하겠다고 맞섰다. 양측은 김 회장이 2000억 원 전액을 보증하고 메리츠금융이 해당 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법원은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긴급 운영자금 2000억 원을 조달해 항고할 경우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상태다.
메리츠금융의 2000억 원 대출이 현실화하면 홈플러스는 즉시항고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회생절차를 재개해 회생의 불씨를 다시 살릴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이해관계자 간 접촉도 최근 이틀간 잇따라 추진됐다. 메리츠금융과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지난 14일 별도 면담을 갖고 홈플러스 사태와 향후 협의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와 MBK파트너스 간 면담도 추진됐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이어 이날에는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의 주선으로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일반노조가 참여하는 첫 4자 회동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긴급 운영자금 지원과 김 회장의 전액 보증 방안을 둘러싼 협의가 진전을 보이면서 각 주체가 현시점에서 별도 회동을 진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회동은 열리지 않았다.
다만 2000억 원의 긴급 운영자금이 확보되더라도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가 곧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메리츠금융 이사회 의결과 실제 자금 집행, 즉시항고에 대한 법원의 판단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회생절차가 재개되더라도 중단된 영업의 정상화와 납품업체 거래 복구, 임직원 고용 안정, 추가 유동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번 자금 조달은 홈플러스가 파산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이라는 평가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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