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즉시항고 대신 '견련파산' 가나…청산 후폭풍 본격화
1조원대 공익채권 지위 유지 위해 견련파산 가능성 거론
현금성 자산 바닥…메리츠 담보 점포 매각가격이 변수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기업회생 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가 이르면 이번 주 법원에 견련파산을 신청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즉시항고하기보다 기존 회생사건을 파산절차로 연결하는 방안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남아 있던 67개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운영자금이 고갈된 데다 시설 유지와 관리도 어려워진 데 따른 조치다.
홈플러스 측은 견련파산 신청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항고 기간 안에 운영자금을 마련하면 회생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신청 여부와 시점은 유동적이다.
그럼에도 견련파산이 업계에서 거론되는 것은 회생절차 중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대금과 임직원 임금 등 1조 원대 공익채권의 우선변제 지위를 파산절차에서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견련파산은 회생절차가 폐지된 기업을 기존 회생사건과 연계해 파산절차로 넘기는 제도다. 채무자나 관리인의 신청 또는 법원의 직권으로 진행된다. 일반파산과 달리 회생절차 중 발생한 공익채권은 파산절차에서 재단채권으로 전환돼 일반 파산채권보다 우선 변제받을 수 있다.
앞선 e커머스 회생 사례도 엇갈렸다. 티몬은 오아시스마켓을 인수자로 확보해 회생절차를 종결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한 위메프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된 뒤 견련파산 선고를 받았다.
다만 견련파산이 공익채권의 전액 변제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재단채권으로 인정되더라도 실제 변제에 사용할 재산이 부족하면 채권자들이 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 등 채권단이 담보권을 설정한 부동산을 제외하면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익채권의 실제 회수율은 메리츠가 확보한 담보 점포의 처분 가격과 방식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담보 설정 현황에 따르면 메리츠가 담보로 확보한 홈플러스 점포는 61곳이다. 이 가운데 44곳은 전면 영업중단 직전까지 정상 영업을 이어갔고, 42곳은 홈플러스가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한 단독건물이다. 서울 합정·신도림·중계점과 경기 야탑·킨텍스점, 인천 청라·구월점 등 수도권 주요 상권 점포도 포함됐다.
메리츠 계열사들은 2024년 홈플러스에 자금을 대출하면서 주요 점포를 담보신탁하고 우선수익권을 확보했다. 담보 점포가 높은 가격에 팔리면 메리츠의 대출 원리금 회수 가능성은 커지지만, 매각대금이 담보채권에 미치지 못하면 협력업체와 입점업체에 돌아갈 재원은 줄어들 수 있다.
매각 방식도 변수다. 유통업체가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인수하면 일부 영업과 고용을 유지할 수 있지만, 부동산 개발용으로 처분되면 폐점과 인력 감축 가능성이 커진다.
노조와 정치권에서는 최대주주가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파산절차가 진행될 경우 손실과 고용 불안이 임직원과 협력업체에 집중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조는 파산에 반대하며 MBK와 메리츠에 추가 운영자금 지원과 영업 정상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 관계자는 "견련파산과 관련해 아직 들은 내용은 없다"면서도 "항고 기간이 끝날 때까지 신청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사전 예고 없이 신청했던 점을 언급하며 "견련파산 신청 가능성도 항고 기간 종료 직전까지 열려 있다"고 봤다.
홈플러스가 견련파산을 신청하더라도 신청과 파산선고는 별개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은 파산 원인을 판단한 뒤 파산 여부를 결정하고 파산관재인을 선임한다.
한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견련파산이 1조 원대 공익채권의 법적 지위를 유지하는 절차라면, 메리츠 담보 점포의 매각가격과 잔여재산 규모는 채권자들의 실제 회수액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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