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원 인상, 체감은 훨씬 크다"…내년 최저시급에 편의점 한숨

내년 최저임금 1만700원…소상공인·가맹점 인건비 부담 증가

서울 시내 한 편의점. 2026.4.27 ⓒ 뉴스1 조연우 인턴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되면서 장시간 영업과 다수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편의점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점주들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가족 경영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한편, 아르바이트생들은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근무자 교대 고용 구조…인건비 부담 더 커질 전망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380원(3.7%) 오른 수준이다. 주 40시간, 월 209시간 근무 기준 월급은 223만6300원으로 올해보다 7만9420원 늘어난다.

표면적인 인상액은 시간당 380원이지만 편의점 점주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훨씬 크다. 대부분의 편의점이 하루 24시간 또는 장시간 운영되는 데다 여러 명의 근무자를 교대로 고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도 다시 무산됐다. 사용자위원 측은 음식점업 등 3개 업종에 인상률 절반을 적용하는 시범안을 제시했지만, 근로자위원 측이 차별이라며 반대해 부결됐다.

이에 따라 여러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점포일수록 인건비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아르바이트생 6명을 둔 24시간 편의점 기준 연간 인건비 부담이 최대 500만 대로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380원만 보면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하루 종일 여러 명이 근무하는 편의점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며 "결국 아르바이트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가족이 대신 근무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는 "매출은 크게 늘지 않는데 인건비는 매년 오르고 있다"며 "야간이나 한가한 시간대에는 아예 혼자 근무하는 점포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아르바이트생들도 근무 시간 단축에 대한 우려가 있어 보였다. 서울 은평구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대학생 A 씨는 "시급이 오르는 건 좋지만 점주들이 나중에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사람을 덜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걱정되긴 한다"며 "실제로 주변에서도 근무시간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은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오히려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선 근로자위원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14차 전원회의에서 2027년도 최저임금이 노·사·공익위원들의 투표로 올해시급 1만320원 보다 380원 오른 1만700원, 3.7% 인상으로 확정하며 씁쓸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6.7.14 ⓒ 뉴스1 김기남 기자
비용 절감 움직임 전망…"수입 변화 없으면 점주가 몸으로 더 때워야"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는 효과와 함께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키우는 만큼 편의점 현장에서는 무인화와 셀프 계산대 확대, 가족 경영 등 비용 절감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가맹점주들의 부담도 계속 커지고 있다"며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은 부담이 크게 늘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는 인력 운영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무인 편의점도 초기 투자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재고 확인 등 일반적인 소비자 문의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 등으로 국내 업계에서 자리 잡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무인·하이브리드 점포 수는 3481개로 전년 대비 428개(10.9%) 줄었다. 2년 전인 2023년과 비교하면 23% 이상 감소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점주협회 회장은 "편의점에서 380원이면 월 20만~30만원이 오르는 것이고 1년이면 300만 원의 월급이 깎인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며 "해마다 최저임금이 무조건 오르고 있는데, 점주들 입장에서는 수입 변화가 없으려면 그만큼을 몸으로 더 때워야 할 수밖에 없고 굉장히 잔인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