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몰은 정상영업'이라지만 냉방도 안 돼…남은 입점업체 '눈물'

일부 매장, 휴대용 선풍기 틀고 영업…"손님도 없는데 문만 열어"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입구에 휴업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7.14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홈플러스가 임시 휴업 점포에 대해 '몰(임대매장)은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대형마트 휴점으로 사실상 집객 효과가 사라지면서 입점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점포는 임대매장도 함께 문을 닫았고, 영업을 이어가는 매장들도 손님이 끊긴 채 냉방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 환경에서 버티는 모습이었다.

정상 운영 대다수지만 일부 매장 폐점·이전 준비

지난 14일 찾은 서울 홈플러스 영등포점. 건물 입구에는 '홈플러스 휴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안내문을 확인한 일부 고객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은 채 발길을 돌렸다.

대부분의 입주 매장들은 정상 영업을 하는 모습이었지만 지하 1층에서는 일부 매장이 '폐점 세일'을 진행하고 있었고, 건물 곳곳에는 이전 또는 폐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4층에서 25년째 영업해 온 한 가정의학과는 "홈플러스 이슈로 인해 이달 29일 폐점한다"는 공지를 내걸었다. 바로 옆 치과 역시 다음 달 이전을 안내하며 이달 말까지만 진료한다고 알렸다. 몰에 입점해 있는 약국 관계자는 "병원이 문을 닫을 때까지는 영업하겠지만 이후에는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마트 임시 휴업을 발표한 지난 13일 합정점은 당일부터 오후 7시까지로 영업시간을 단축한 모습이었다. 같은 홈플러스 휴업 대상인 월드컵점은 상황이 조금 나은 듯 보였으나 비슷한 처지였다.

1층 대형마트는 영업을 중단했지만 2층 올리브영, 탑텐, 크록스, 이디야커피, 통밀나루 등 임대매장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었고 늦은 시간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월드컵점의 한 입점주는 "몰이 메가박스와 연결돼 있어서 다른 점포보다는 그나마 손님이 조금은 있을 것 같다"며 "닫을 매장은 닫고 우리는 일단 정상 영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몰 일부 매장은 문을 닫은 모습. ⓒ 뉴스1 유민주 기자
고객 유입 줄어들어 고민…일부 층은 에어컨 중단으로 더위 견디며 손님맞이

문제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사실상 고객 유입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자연스럽게 몰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영업을 이어가더라도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입점주들의 설명이다.

무더위도 상인들의 부담을 키웠다. 최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오르는 가운데 대다수의 홈플러스 건물은 일부 층만 냉방이 이뤄지면서 상당수 점주는 휴대용 선풍기를 책상 위에 올려둔 채 땀을 흘리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합정점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단골손님이 있어서 폐점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입점주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홈플러스 몰에서 금 거래소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인테리어에만 1억 원을 들였고 보증금도 아직 돌려받지 못한 상태인데 본사에서 제대로 설명해 준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답답하고 화가 난다. 그렇다고 아예 안 나올 수도 없어 매장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강서점 4층 문화센터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아침부터 회원 탈퇴 줄이 꽤 길었다"며 "우리 가게도 어제는 30만~40만 원 정도 벌었는데 오늘은 10만 원도 못 채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몰에 입주해 있는 가정의학과 폐점 공지. ⓒ 뉴스1 유민주 기자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과 매장 시설 유지·관리의 어려움으로 13일부터 본사와 대형마트 매장의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다만 대형마트를 제외한 약국, 미용실, 안경점, 푸드코트, 의류매장 등 쇼핑몰 부분은 입점 업체가 영업을 희망할 경우 운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몰은 영업 가능하다'는 회사 설명과 달리 대형마트 휴점으로 고객 유입이 사실상 끊긴 상황이어서, 상당수 입점주가 영업을 이어갈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기준 임대매장 입점주들을 대상으로 영업 지속 여부를 확인한 결과 아직 폐점을 공식적으로 통보한 점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오는 20일까지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할 경우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를 유지하고 영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메리츠 측에 2000억 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자금 지원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