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 만난 하림 '더미식'…라면시장 태풍의 눈 vs 찻잔 속 돌풍 '기로'

NS홈쇼핑, 홈플 익스프레스 인수…정상화 앞서 하림 제품 전면에
더미식 반등 기회 업계 해석 분분…"영향 미미" vs "인지도 제고"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이 하림산업의 'The미식 장인라면'이 진열돼 있다. ⓒ 뉴스1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하림(136480)그룹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자회사 하림산업의 라면 브랜드 '더미식'의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부진을 이어온 더미식이 전국 284개 점포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유통망을 발판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2021년 출시 더미식, 누적 적자 가중…정상화 과정서 매대 전면에

15일 업계에 따르면 더미식은 2021년 프리미엄 고가 전략을 내세우며 라면 시장에 진입했으나 농심, 오뚜기, 삼양 등 기존 브랜드에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하림 측은 라면 시장 진출 당시 연 매출 1조 5000억 원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지난해 하림산업의 매출은 1094억 원에 그쳤고, 5년간 누적 적자는 5300억 원에 이른다.

하림은 매출 확보와 재고 소진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 '장인라면'을 여는 등 활로를 모색해 왔지만 뚜렷한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가운데 계열사 NS홈쇼핑이 전국 284개 점포를 보유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더미식의 새 판매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수 이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라면 진열대는 더미식과 하림·홈플러스의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채워진 데 더해 할인 행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난 13일 찾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광화문점에는 전체 라면 코너 중 절반 이상이 하림 제품인 훌라면 등과 더미식 제품이 자리했다. 4개입 정가가 8800원인 장인라면은 6600원에, 2인분 정가가 8700원인 유니자장면은 6950원에 판매했다. 훌라면 컵은 30% 할인해 1470원에 제공했다.

하림 측은 자사 제품 판촉을 위한 의도적 배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매각 후 정상화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재고가 있는 제품부터 진열했다는 설명이다.

익스프레스 모회사인 NS홈쇼핑 관계자는 "거래 발주는 이뤄졌으나 납품이 원활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달 말이면 정리가 끝나 정상 입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산업 측도 익스프레스 정상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영업 정상화는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9일까지 17일간 일평균 매출은 5월 대비 약 55% 증가했다고 한다. 유통망이 안정 궤도에 오를수록 더미식의 노출 기회도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열린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 행사에서 라면을 끓여서 맛보고 있다. 2021.10.14 ⓒ 뉴스1 김명섭 기자
"대표 제품 없으면 고객 이탈" vs "하림 제품 노출 기회" 시각

다만 식품업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더미식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원하는 제품을 찾지 못한 소비자가 다른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로 이동하는 유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라면 입맛이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유통 채널과 식품 제조사 간 힘겨루기에서 결국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 힘을 얻은 전례가 있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은 2022년 11월 햇반 등의 납품 단가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거래를 중단했다. 당시 쿠팡은 다른 식품사 즉석밥 발주량을 늘리고 할인에 나섰지만, 즉석밥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 햇반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결국 양사는 1년 8개월 만인 지난해 8월 직거래를 재개했다.

이는 품목별로 대표 제품이 없으면 유통 채널이 소비자를 붙잡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라면 판매대에서 신라면, 불닭볶음면, 진라면 등이 필수 품목으로 꼽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자사 유통망을 통한 지속적인 제품 노출이 인지도 측면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가 하림과 손잡고 출시한 '이춘삼 짜장라면 건면'은 저렴한 가격에도 우수한 품질로 흥행한 사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망을 확보한 것과 소비자가 제품을 집어 드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매대에서 먼저 찾는 대표 제품이 없으면 점포가 늘어도 판매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