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면세점 방문 늘었지만 객단가는 '뚝'…고가 소비 회복 더뎌
외국인 구매객 3.0% 늘었지만 매출 2.5% 감소
객단가 73.7만원→69.7만원…고가 소비 회복은 더뎌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방한 외국인의 면세점 구매객 수는 늘었지만 1인당 구매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회복에도 면세점 매출이 구매객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방한객 증가가 곧바로 면세점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 111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다.
구매객 수는 262만 명으로 1.8% 늘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매출은 0.7% 감소했지만, 구매객 수는 1.9% 증가했다.
외국인 지표에서는 객단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 5월 외국인 면세점 구매객은 122만 9264명으로 전월보다 3.0% 증가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출은 8570억 원으로 같은 기간 2.5% 감소했다. 외국인 1인당 평균 구매액은 4월 약 73만 7000원에서 5월 약 69만 7000원으로 5.3% 줄었다.
내국인 소비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5월 내국인 구매객은 138만 9530명으로 전월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매출은 2546억 원으로 6.2% 늘었다. 내국인 1인당 평균 구매액은 4월 약 17만 4000원에서 5월 약 18만 3000원으로 5.1% 상승했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전월 대비로는 구매객 증가에도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구매객 증가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점은 면세업계의 고민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고가 상품 구매 확대로 연결됐지만, 최근에는 구매 단가 회복이 더딘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면세점 객단가 하락을 관광객 쇼핑 동선 변화와 연결해 보는 시각도 있다. 방한 외국인이 면세점을 찾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과거처럼 명품·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소비가 약해지고 명동과 성수 등 주요 상권에서 K-뷰티와 K-패션, 생활용품을 직접 구매하는 개별 관광객형 소비가 늘면서 면세점 내 1인당 구매액이 낮아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로 대표되는 이른바 '올·다·무'가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쇼핑 코스로 떠오르면서 면세점 밖 소비처로 쇼핑 수요가 분산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를 면세점 매출 감소의 직접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외국인 소비 방식이 고가·대량 구매에서 소액·분산 소비로 바뀌는 흐름 속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면세점 실적은 방한객 수 회복보다 객단가 회복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외국인 구매객이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고가 상품과 대량 구매 수요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매출 개선 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5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94만 580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4% 증가했다. 같은 달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지출액도 약 2조 1000억 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8년 이후 처음 월간 기준 2조 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관광 수요와 소비 총량은 커지고 있지만 면세점에서는 구매객 증가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 수가 회복되고 면세점을 찾는 고객도 늘고 있지만, 과거처럼 고가 상품을 대량 구매하는 수요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는 구매객 수보다 객단가와 구매 전환율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면세점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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