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1년 전 '625% 침투' 있었다…아이소이 화장품 광고 뒤늦게 논란

기업 역사 감수성 비상…"참전용사께 사죄" 대표 사과문 게재
청룡기 응원 논란으로 확산…2019년 무신사 사례 다시 소환

아이소이가 지난해 10월 집행한 것으로 알려진 '로즈 PDRN 잡티세럼' 버스 광고. (SNS 스레드 갈무리)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이 불거진 지 40여 일이 지났지만, 파장은 타 기업 마케팅의 역사 인식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논란 직후 2019년 무신사 광고 사례가 재소환된 데 이어, 최근에는 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의 지난해 광고 문구까지 온라인상에서 다시 회자되며 기업들의 역사 감수성 문제가 거듭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소이는 지난달 30일 이진민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지난해 10월 집행한 버스 광고 문구가 최근 온라인상에서 다시 회자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아이소이는 잡티 세럼 제품을 홍보하며 "잊지말자 625% 침투하자 더 깊게"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이 대표는 사과문에서 "6·25전쟁 참전용사와 국가유공자,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문제가 된 광고가 2025년 10월 약 한 달간 집행된 버스 광고였으며 '625%' 수치는 공인된 피부임상연구센타 인체적용시험 결과 중 '피부 흡수(침투)도 측정 개선율'을 바탕으로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의 유효 성분이 피부에 더 잘 전달된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침투'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그 결과 '625%'와 '잊지 말자', '침투’라는 표현이 함께 쓰이면서 6·25전쟁을 연상시키고 상처를 줬다"라고 사과했다.

아이소이 대표 사과문(아이소이 SNS 갈무리)

현재 아이소이는 온라인 콘텐츠와 상세 페이지 등에 남아 있던 '625%'와 '침투' 관련 문구를 모두 삭제하고 대대적인 카피 검수를 진행 중이다. 또 임직원 대상 근현대사 교육, 참전용사·국가유공자 후원, 제품·콘텐츠 전면 재검토 등을 재발 방지책으로 제시했다.

광고 집행 시점은 지난해였지만, 최근 6·25전쟁 기념일과 스타벅스 논란이 맞물리며 다시 확산된 것이다.

앞서 아이소이는 문제가 불거진 지난달 27일에도 공식 SNS를 통해 사과문에서도 "625%는 불가리안 로즈오일, 즉 다마스크장미꽃오일 1%의 피부 침투 효과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한 실제 수치"라고 해명한 바 있다.

22일 오후 대구 중구 스타벅스 대구종로고택점 대문이 닫혀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날 오후 3시 전국 모든 매장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2026.6.22 ⓒ 뉴스1 공정식 기자
과거 광고까지 재검증…논란 표현은 오프라인으로 번져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기업들의 과거 광고 사례가 다시 검증대에 오르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이 포함된 마케팅으로 5·18민주화운동과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스타벅스 논란은 고교 스포츠 현장으로도 번졌다.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에서는 배재고 선수단 쪽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쳐 지역 비하성 응원 논란이 일었다.

해당 장면이 중계와 SNS를 통해 확산하자 배재고는 사과문을 냈고, 서울시교육청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탱크데이 논란 이후 무신사의 2019년 광고 논란도 다시 거론된 바 있다. 당시 무신사는 고 박종철 열사와 6월 민주항쟁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광고에 사용해 비판받았다. 최근 해당 사례가 재소환되자 무신사는 "7년 전 무신사의 잘못이 다시 거론되고 있음을 인지했다"며 재차 사과했다.

무신사는 사건 직후 주요 임직원이 유가족을 찾아 사죄했고, 조만호 대표가 이후 7년간 박종철기념사업회 회원으로 활동해 왔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 등 경영진도 지난 5월 서울 관악구 박종철센터를 다시 찾아 고개를 숙였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를 비롯한 무신사 임직원들이 지난 5월 22일 박종철센터를 직접 방문해 7년 전 부적절한 마케팅에 대해 재차 사과를 전했다.(무신사 제공)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광고 문구와 숫자, 이미지의 맥락을 보다 엄격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도와 달리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적 비극을 연상시킬 경우 브랜드 신뢰도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단기적인 주목도를 노린 자극적 표현보다 사회적 감수성을 반영한 검수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