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야구에 기대야 하나"…월드컵 본선 좌절에 속 쓰린 유통가
광화문 인근 편의점, 홈쇼핑 판매 늘었는데…"아쉬워"
일부 편의점 점주들 "홍명보 출입금지"…준비했던 프로모션 휴지 조각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이제는 야구의 시간인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졸전'으로 32강 토너먼트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특수'를 노렸던 유통가도 한숨을 크게 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백화점·홈쇼핑 등 유통업계에서는 월드컵 예선 기간 경기 중계와 맞물려 기대 이상 매출을 거뒀다.
북중미 지역에서 경기가 진행되는 만큼 한국 시간으로는 오전 시간대 경기가 치러져 관심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전 경기 관람, 오후 쇼핑·외식'으로 이어지는 공식에 오히려 손님들 모으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특히 응원 열기로 가득했던 광화문 인근 편의점 점포의 매출이 크게 뛰었다.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 당시만 해도 광화문 인근 CU 점포의 매출은 생수 307.8%, 이온음료 266.8%, 맥주 105.1%가 증가했고, GS25 역시 같은 지역 매출이 전주 대비 162.5% 증가했다.
경기 중 휴식 시간 채널을 돌리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마케팅을 벌였던 홈쇼핑 업체들도 이 기간 호재를 누렸다.
GS샵은 국가대표팀 첫 경기일이었던 12일 방송에서 전년도 같은 날과 비교해 최대 55.7% 높은 취급 달성률(시간당 기대 판매액 비율)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도 같은 날 진행한 운동화 방송에서 목표 대비 30% 넘는 초과 판매를 보여줬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신세계스퀘어에서 경기 생중계와 F&B 쿠폰, 경품 이벤트를 진행했고, 롯데백화점은 6개 점포에서 비자카드 연계 월드컵 공식 굿즈 행사를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에서 국가대표팀 공식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3차전 패배 후 '경우의 수'를 넘지 못하고 28일 최종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업계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5일 경기 후 한 GS25 편의점 점주가 "홍명보는 출입금지" 문구를 붙여놓자, 편의점 점주 커뮤니티 내 타사 편의점 점주들 중에는 "나도 잠깐 붙여놨다"는 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점주는 "금요일(26일) 손님이 정말 없었다. 축구를 말아먹은 탓"이라고 토로하기도 했고, "월드컵 특수 노리고 축구 카드 발주했는데, 발주 취소를 놓쳤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 홈쇼핑 업체들은 대회 초반 상승세를 보고 각종 프로모션을 추가로 준비할 예정이었으나, 예상 못 한 '월드컵 조기 마감'으로 이를 진행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는 대부분 월드컵 시즌을 겨냥해 소비 진작과 매출 견인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기획했으나, 기대보다 마케팅의 파급 효과, 매출 증대 모멘텀 등은 다소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같은 스포츠 이벤트는 국가대표팀 성적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더 이상 TV 매출의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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