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회생신청에…롯데시네마 합병 '급 제동'

MOU 기한 6월 말까지 연장했지만…"확정 사항 없다"
밸류에이션·합병비율·거래구조 재산정 불가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코엑스.. 2022.6.22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간 합병 논의가 사실상 원점 재검토 국면에 들어갔다.

양사는 지난해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사전협의까지 진행했지만, 메가박스가 법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기존 합병안의 핵심 전제가 흔들리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036420)과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메가박스의 채무 조정과 경영 정상화 방안은 법원 관리 아래 마련된다.

이번 회생 신청은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 논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롯데시네마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5월 8일 합병 추진을 위한 MOU을 체결했다. 같은 해 6월 11일에는 공정위에 기업결합 사전협의를 요청했다.

양사 합병이 성사되면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은 업계 1위 CJCGV와 통합 법인 중심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컸다.

다만 합병 논의는 예상보다 지지부진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4월 공시에서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 추진을 위한 MOU 기한을 2026년 6월 30일까지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후 구체적인 진전은 드러나지 않았다. 투자 유치 난항과 공정위 사전협의 지연, 합병비율 산정 문제 등이 논의 지연 요인으로 꼽혔다.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 2026.3.25 ⓒ 뉴스1 권현진 기자
회생절차 변수에 기존 합병안 흔들

이런 상황에서 메가박스의 회생절차 신청이 더해지면서 기존 합병안은 단순 지연을 넘어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메가박스의 채무 구조, 자산 가치, 영업 지속성, 향후 현금창출력 등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 이는 기업가치 산정과 합병비율, 지분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래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기존 논의가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 간 합병을 전제로 했다면, 회생절차 이후에는 법원과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가 주요 변수로 들어온다. 경우에 따라 기존 합병안 수정, 회생절차 내 인수합병(M&A), 자산 인수, 신규 투자 유치 등으로 거래 구조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롯데 입장에서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메가박스와 통합은 시장점유율 확대와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을 상대로 기존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도 여전히 변수다. 양대 멀티플렉스 결합은 지역별 상영관 점유율과 소비자 선택권, 배급·상영시장 경쟁 제한 가능성을 따져야 하는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 측은 "협상을 위한 MOU 기한은 6월 30일까지로, 이에 변함은 없다"며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중앙홀딩스 관계자도 "공식 입장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메가박스 회생 신청으로 기존 '대등 통합' 구도는 힘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46억 원·영업이익 7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고, 국내 사업 기준으로도 매출 1056억 원·영업이익 18억 원을 올려 국내 멀티플렉스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자체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메가박스의 채무 조정 변수까지 감안하면 기존 조건의 합병 구조를 유지할 유인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합병 논의가 완전히 무산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롯데가 회생절차 안에서 인수자나 투자자로 다시 참여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관건은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와 이후 회생계획의 방향이다. 메가박스의 회생 신청은 롯데시네마와의 합병 논의를 단순히 늦추는 변수가 아니라 거래의 전제 자체를 바꾸는 사건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MOU 연장까지 하며 가까스로 이어져 온 국내 극장업 빅딜은 법원 관리와 채권자 협의라는 새 변수 앞에서 사실상 원점 재검토 국면에 들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