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영화 유통 지형 바뀌나…'홀드백 협의체' 논의 쟁점은

8월 홀드백 자율협약 목표…CGV "이번엔 결론 기대"
극장가는 관객 회복 기대, 배급·OTT는 수익 회수 셈법 복잡

25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 2026.3.25 ⓒ 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한국 영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가 출범하면서 8월 영화 유통 시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핵심은 극장 개봉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후속 창구로 넘어가기까지의 유예기간인 '홀드백' 조정 여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영화진흥위원회 기획개발지원센터 '씬원'에서 '한국 영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 1차 회의를 열었다. 협의체는 8월 중 '한국 영화 상생을 위한 홀드백 자율협약' 체결을 목표로 논의에 들어간다.

협의체에는 제작·배급·상영·TVOD·SVOD 분야 핵심 의사결정자 22명이 참여했다. CGV·메가박스·롯데컬처웍스 등 극장·배급 사업자와 IPTV 3사, 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 등 OTT 사업자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극장 독점기간을 어느 정도로 둘까…업체별 셈법은 제각각

가장 큰 쟁점은 극장 독점 상영기간을 어느 정도 보장할지다. 극장가는 영화가 극장 개봉 후 짧은 기간 안에 OTT로 공개되면 관객이 극장을 찾을 유인이 줄어든다고 본다. "조금만 기다리면 OTT에서 볼 수 있다"는 인식이 극장 관람 수요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CGV와 메가박스 등 극장업계는 홀드백 논의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관 업황이 어려워진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OTT 공개 시점이 빨라진 점도 관객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어서다.

극장업계는 그간 홀드백을 관객 회복을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제기해 왔다. 정부 차원의 논의 테이블이 마련된 만큼 이번에는 구체적인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다만 같은 기업집단 안에서도 상영과 배급의 이해관계가 함께 걸려 있는 경우가 있다. CGV는 멀티플렉스 극장 사업자지만, 같은 CJ그룹 계열에는 영화 투자·배급사인 CJ ENM이 있다. 이번 협의체에도 CGV는 상영 분야로, CJ ENM은 배급 분야로 각각 참여했다. 메가박스는 상영 분야 참여사로 이름을 올렸다.

논의가 단순히 극장과 OTT 간 대립 구도로만 정리되기 어려운 이유다. 배급·제작·OTT 업계는 일률적인 장기 홀드백에 부담이 있다. 후속 시장 진입이 늦어지면 투자금 회수가 지연될 수 있고, 중소 영화는 오히려 노출 시점을 놓칠 수 있다.

실제 업계 내부에서도 홀드백 필요성에 대한 큰 틀의 공감대와 별개로 세부 적용 방식을 두고는 입장이 갈린다. 각 사의 개봉 라인업, 투자·배급 구조, OTT 또는 후속 유통 사업 보유 여부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복잡한 셈법은 그동안 홀드백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한 배경으로도 꼽힌다.

롯데컬처웍스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더 복합적이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극장 사업자이면서 동시에 투자·배급 사업도 병행한다. 홀드백이 길어지면 극장 부문에는 긍정적이지만, 배급 부문에서는 OTT·VOD 판매 시점이 늦어져 투자금 회수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단순히 OTT 공개 시점을 늦추는 것만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기류다. 영화의 가치가 어느 기간, 어떤 방식으로 유통될 때 최대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극장 흥행뿐 아니라 IPTV·VOD·OTT 등 후속 플랫폼에서의 성과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영화진흥위원회 기획개발지원센터 '씬원'에서 열린 한국영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9 ⓒ 뉴스1
유통 순서도 논의…스크린 상한제 변수

TVOD와 SVOD의 순서 회복도 쟁점이다. 과거에는 극장 이후 IPTV·VOD 등 건별 결제 시장을 거쳐 OTT 월정액 시장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비교적 뚜렷했다. 그러나 OTT 직행 또는 조기 공개 사례가 늘면서 TVOD 시장도 위축됐다.

극장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협의체가 단순히 극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 유통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극장뿐 아니라 IPTV·케이블TV 등 후속 유통 시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창구별 수익 구조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홀드백 외에 스크린 상한제 등 상영 환경 개선도 향후 논의 대상이다. 다만 이 부분은 극장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홀드백은 극장 독점기간 보장이라는 점에서 우호적이지만, 스크린 상한제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편성 자율성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홀드백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있지만, 작품 규모나 유통 창구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일괄적인 기준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8월 자율협약에서는 기간과 적용 범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