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기록으로 나를 표현해요"…취향 기반 문구 강화하는 29CM
2030세대 '기록 취미' 확산…디지털 디톡스로 정서적 건강 추구
29CM 문구 거래액 54% 증가…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확장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문구 소비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공부나 업무를 위한 기능성 상품이었던 문구용품이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일상의 다양한 기록과 필사, 다이어리 꾸미기 등 취미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용품으로 인식되면서 관련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이십구센티미터)는 최근 일본 생활잡화 전문점 로프트(LOFT) 및 로프트 국내 운영사 에스피디글로벌(SPD)과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문구 카테고리 강화에 나섰다.
로프트는 일본을 대표하는 생활잡화 전문점으로 문구용품을 실용적 상품을 넘어 취향과 경험의 영역으로 확장한 유통 채널로 꼽힌다. 디자인, 기능성, 희소성 등을 앞세워 필기구와 다이어리, 데스크 용품, 기획 굿즈 등 다양한 문구 상품을 선보이며 일본 현지에서도 문구 쇼핑 명소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플랫폼과 로프트의 협업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29CM는 패션과 리빙을 중심으로 쌓아온 취향 기반 큐레이션 역량을 문구 영역으로 확장하며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29CM에 따르면 지난해 문구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54% 이상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23% 이상 늘었다.
29CM가 지난해 4월 개최한 문구 페어에는 5일간 약 2만 5000명이 방문하며 문구 카테고리 수요를 입증했다. 지난해 6월 오픈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에서도 문구용품은 5월 한 달간 판매 비중이 높은 카테고리 상위권에 올랐다.
29CM의 문구 카테고리 성장은 패션에서 이어온 취향 기반 브랜드 큐레이션 전략과 맞물려 있다. 29CM는 문구 상품을 단순히 필기구나 노트 등 기능 중심으로 제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스크테리어(책상 인테리어) 등 일상과 취향을 표현하는 상품군으로 브랜드 정체성과 맥락을 함께 소개해 왔다.
여기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손으로 쓰고 기록하는 아날로그 활동이 증가한 현상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과도한 디지털 콘텐츠와 SNS 홍수 속에 수면 장애와 집중력 저하 등이 정서적·정신적 건강 문제로 떠오르며 '디지털 디톡스'가 인기를 끌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 일명 '갓생'으로 지칭되는 자기 계발 및 일상 루틴이 건강하고 바람직한 삶으로 여겨지면서 식단이나 운동, 독후감, 영화 감상, 명언 필사, 여행 일기 등 다양한 내용을 기록하는 취미가 2030 여성들 사이에서 확산됐다. 기록의 종류와 범위도 개개인 취향에 맞춰 점점 더 세분화·전문화되는 추세다.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취미 용품으로 자리매김하며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브랜드 헤리티지나 감성이 담긴 고급 만년필이나 독특한 다이어리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데스크 용품 등 관련 상품 수요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이는 국내 신진 문구 브랜드 성장세가 보여준다. 재치 있는 엽서와 편지지 등으로 잘 알려진 문구 브랜드 '드로잉페이퍼'는 올해 1~5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 이상 증가했고 독서 용품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오니프'도 같은 기간 거래액이 60% 이상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문구 시장은 올해 약 295억 달러(약 45조 원) 규모로 2035년에는 427억 달러(약 6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4.2%로 전망된다.
29CM는 로프트와 협업을 통해 일본 문구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오프라인 팝업을 기반으로 시장 반응을 살핀다는 구상이다. 9월 2~6일 서울 성수동에서 협업 문구 오프라인 팝업을 열고 한국과 일본의 주요 문구 브랜드를 소개할 예정이다.
29CM 관계자는 "문구가 개인의 취향과 일상을 표현하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로 확장되면서 개성 있는 문구 브랜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이 문구를 직접 경험하며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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