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태극기를 다시 품다"… 라카이코리아 김명호의 '두 번째 군복' [인터뷰]

"태극기는 좌도 우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국기일 뿐입니다"
3월 출시 카본 러닝화 5000족 완판… 한국 마라톤 유망주 지원 추진

김명호 라카이코리아 부대표 (라카이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태극기는 좌도, 우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 대한민국의 국기일 뿐입니다. 일상에서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입고 신는 것이야말로 가장 당당한 애국이라고 생각합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김명호 라카이코리아 부대표(35)는 3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갖고 태극기가 특정 진영의 상징처럼 소비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태극기를 다시 일상 속 문화 아이콘으로 되돌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라카이코리아는 태극기와 독도, 독립운동의 기억을 신발과 의류에 담아온 브랜드다. 태극 문양과 건곤감리·독도 등 한국적 상징을 제품 디자인에 반영해 왔고, 독도 알리기와 역사 왜곡 정정, 독립유공자 후손 후원 등을 브랜드 활동의 한 축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태극기'를 전면에 내세운 정체성은 때로 부담으로 돌아왔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을 거치며 태극기가 정치적 상징처럼 소비되는 장면이 늘었고, 라카이코리아 역시 그 여파를 체감했다.

김 부대표는 2025년 8월 통영 한산도대첩 축제 홍보 부스에서 이를 직접 느꼈다고 했다. 그는 "태극기 디자인 제품을 보며 '정치적으로 오해받을까 고민된다', '태극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시민들이 있었다"면서 "국기인 태극기마저 정치적 프레임에 갇힌 현실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라카이코리아가 태극기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부대표는 태극기를 특정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징으로 되돌리고 싶다는 의지다.

라카이 코리아 제품들(라카이코리아 제공)

김 부대표가 라카이코리아에 합류한 계기도 절박했다. 그는 현역 육군 장교로 복무하던 2024년 정기 휴가 중 회사가 재정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다는 소식을 듣고, 부대로 복귀한 뒤 진지하게 고민을 이어갔다.

김 부대표는 "군인으로서 국가에 헌신하는 것도 명예로운 길이지만, 라카이코리아를 살려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돕는 일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애국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날 밤 전역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태극기 부대 이미지 때문에 매출은 최고점 대비 10분의 1… 출시 카본 러닝화로 반전

2024년 초 당시 회사 상황은 심각했다. 김 부대표에 따르면 가장 어려웠던 시기 라카이코리아의 매출은 최고점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을 줄여야 했다. 그는 "남아 있는 직원들과 반드시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간절함 하나로 버텼다"고 회상했다.

반전의 계기 중 하나는 올해 3월 출시한 카본 러닝화였다. 라카이코리아가 기술력을 집약해 선보인 이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준비 물량 5000족이 모두 판매됐다.

김 부대표는 "브랜드가 어려운 시기였기에 사활을 걸고 준비한 제품"이라며 "라카이코리아가 디자인뿐 아니라 기술력 있는 신발도 만들 수 있다는 신뢰를 다시 시장에 보여준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라카이코리아는 카본 러닝화 판매를 계기로 '한국 마라톤 중흥 지원금'을 조성해 유망주 후원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대한육상연맹과 공식 파트너십을 통해 올해부터 중·고등학교 육상 유망주에게 장학금과 훈련용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제패 90주년이기도 하다. 라카이코리아는 이를 기리는 헌정 제품도 준비 중이다. 김 부대표는 "우리가 어디서 시작했는지를 잊으면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알 수 없게 된다"며 "운동화 한 켤레라도 그 기억을 전하는 매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자신을 '두 번째 군복을 입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군에서는 총을 들고 나라를 지켰다면, 지금은 운동화와 티셔츠로 우리 것의 가치를 지키려 한다"라면서 방식은 달라졌지만, '애국'의 마음은 그대로임을 강조했다.

독도라고 적힌 라카이코리아이의 티셔츠.(라카이코리아 제공)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