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뗑킴 몽골 1호점이 보여준 K-패션 인큐베이팅의 힘 [기자의 눈]

마뗑킴 50억→2000억…드파운드·트리밍버드·르셉템버로 맞춤형 글로벌 확장
몽골서 확인한 K-패션의 다음 과제…'키우는 시스템'도 필요

몽골 울란바타르 샹그릴라몰 3층에 오픈한 하고하우스의 마뗑킴(Matin Kim) ⓒ 뉴스1 최소망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한국의 패션 브랜드는 어떻게 몽골까지 왔을까"

몽골 울란바타르 샹그리라몰에 입점한 마뗑킴(Matin Kim) 몽골 1호점은 'K-패션'이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개별 브랜드 감각뿐 아니라 그 브랜드를 키우는 시스템의 문제를 짚어준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충분히 감각적이다. 온라인 기반으로 팬덤을 만들고 특정 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파고든다. 그러나 팬덤이 곧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해외 시장에는 유통망·생산 안정성·마케팅·현지 파트너십·운영 역량이 필요하다.

여기서 '하고하우스'의 인큐베이팅 방식이 주목된다. 하고하우스는 가능성 있는 브랜드에 자본만 투입하는 투자사가 아니다. 브랜드별 성장 단계와 특성에 맞춰 투자·유통·마케팅·글로벌 사업을 유기적으로 붙이는 방식으로 디자이너 브랜드의 체급을 키웠다.

마뗑킴은 하고하우스 투자 전인 2020년 판매액 50억 원 규모의 온라인 기반 브랜드였지만, 2025년 2000억 원 규모 브랜드로 성장했다. 매장도 홍콩·대만·마카오·일본·태국·불가리아·몽골 등으로 넓어졌다. 이번 몽골 1호점은 마뗑킴의 해외 확장이 익숙한 아시아 주요 상권을 넘어 신흥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 도쿄 시부야 복합문화공간 미야시타파크에 입점한 일본 1호 매장 마뗑킴(Matin Kim) 시부야점 매장 모습. ⓒ 뉴스1 최소망

'드파운드'(depound)는 2021년 80억 원에서 2025년 50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2026년에는 1000억 원을 목표로 한다. 한남 쇼룸 방문객의 70% 이상이 외국인 고객이고, 해외 매출도 전년 대비 60% 늘었다. '트리밍버드'(TRIMINGBIRD)는 2023년 50억 원에서 2025년 3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르셉템버'(Le September)는 북미·유럽·중화권 등 글로벌 리테일 채널 50여 곳에 입점하며 해외에서 먼저 가치를 검증받았다.

눈여겨볼 점은 하고하우스의 글로벌 확장이 하나의 공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뗑킴은 국내 팬덤을 기반으로 일본과 중화권·동남아·동유럽 등으로 확장했고, 드파운드는 홍콩 정규 매장과 일본 팝업을 통해 시장성을 확인하고 있다. 트리밍버드는 팝업을 통해 해외 반응을 테스트하는 단계이고, 르셉템버는 해외 리테일에서 먼저 검증받은 뒤 국내외 접점을 넓히고 있다. 브랜드별 특성과 성장 단계에 맞춘 '맞춤형 글로벌 확장'이다.

이는 패션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하나의 '히트 브랜드'를 기다리는 일뿐 아니라 감각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그 감각이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투자와 유통, 마케팅, 글로벌 운영을 연결해야 한다. 물론 해외 매장 수나 판매액만으로 성공을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출점 이후의 운영과 지속 가능성이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