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아니지만 차근차근 IPO 준비…컬리 김슬아, 부족했던 우군 지분 쌓나
컬리 직원 된 원지랩스 주주들 합류…김슬아 5.7%·네이버 6.2%에 더해
연간 흑자 이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AI 기업 인수로 '테크 멀티플' 기대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컬리의 기업공개(IPO)에 관심이 모아진다. 컬리는 당장의 가능성에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과거 IPO 불발 당시 문제점으로 꼽혔던 부분을 하나씩 보완하면서 재도전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AI 솔루션 업체 원지랩스의 주식을 신규 출자 및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한다. 이에 따라 원지랩스 기존 주주들은 컬리의 신주를 받아 컬리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AI 스타트업이었던 원지랩스는 벤처 캐피털(VC) 등 재무적 투자자도 주주로 일부 포함됐으나 임직원들이 주주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지랩스 곽근봉 대표가 컬리 AX센터장으로 영입되는 등 핵심 인력 대부분이 컬리 소속으로 바뀐 만큼 이들의 주식 역시 사실상 김 대표의 '우군 지분'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컬리의 주식 총수는 4234만4572주로 여기에 45만3518주를 신규 발행해 원지랩스 주주들이 확보한 지분은 1%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전망된다.
컬리 IPO에 주요 걸림돌 중 하나로 김슬아 대표의 낮은 지분율(5.7%)이 꼽혀왔다. 창업주의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다는 우려다. 최대 주주인 홍콩계 FI(재무적 투자자)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PE)가 13.5%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외국계 FI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점은 경영 안전성 변수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최근 변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컬리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고 네이버의 컬리 지분율은 기존 5%에서 6.2%로 높아졌다. 네이버는 컬리와 물류·커머스 부분에서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는 전략적 투자자(SI)로 김 대표의 우군 지분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원지랩스 인수로 확보되는 신규 지분까지 더하면 최대 주주에 유사한 수준까지 지분율이 높아진다.
컬리의 실적 개선세도 IPO 준비에 힘을 싣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오랜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4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4%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42억 원으로 무려 1277%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거래액도 29% 늘어난 1조891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업가치도 회복됐다. 프리 IPO 당시 4조 원대 달했던 기업가치는 IPO 추진이 좌절된 이후 1조 원 대로 내려앉았으나, 최근 네이버의 유상 증자 과정에서 2조8000억 원으로 평가받아 반등에 성공했다.
컬리의 원지랩스 인수는 '몸값 정당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도 평가된다. 컬리가 단순 '신선식품 배송 업체'로 유통업 멀티플을 적용받는 대신 AI 기술력을 활용해 테크 기업으로 자리하면 상장 시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외국계 FI의 지분율이 높은 구조에서 IPO 과정의 FI 엑시트 전략, 보호예수 조건, 의결권 구조, 네이버와의 의결권 공동 행사 여부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김 대표의 단독 지배력이 여전히 높지 않다는 점도 상장 후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실적 증명과 우군 확보라는 숙제를 차근차근 풀어가고 있다"며 "당장 조기 상장을 서두르기보다 지배구조와 몸값을 탄탄하게 다진 후 시장의 최적 타이밍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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