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사과 부른 '탱크데이'…스타벅스 '굿즈 마케팅' 제동 불가피

팬덤 대표했지만 '과잉' 비판도…내부 조사서 '리스크 관리 부실' 진단
2020년 레디백·2022년 서머 캐리백 논란…실적주의 조직 문화 비판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5.26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탱크데이'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 나서면서 스타벅스의 대표적인 이벤트인 '굿즈 마케팅'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굿즈 마케팅은 단순한 매출 기여를 넘어 스타벅스의 두터운 팬덤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때로는 과도하다는 비판에 휩싸이며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신세계그룹, '탱크데이' 사태 조사 결과…"결재 과정 필터링 부실"

26일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그간 마케팅 진행 경과와 기획·결재 단계 등을 총점검해 부실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사태 발생 직후인 19일부터 일주일간 커머스팀 직원과 결재 체계 임원 등 15명을 대상으로 노트북 포렌식 절차 등을 거친 결과다.

그룹은 이 과정에서 잘못된 기획안이 제출되더라도 결재 과정에서 필터링되지 않은 사례를 파악했다. 기안문을 직접 읽어보지 않고 관행적으로 서명한 후 결재된 점도 확인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번 '품절 대란'을 스타벅스의 과도한 굿즈 마케팅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양한 마케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내부 승인이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소수의 팀원이 2100개가 넘는 전국 매장에서 진행하는 마케팅을 기획·진행하다 보니 관리가 부실해졌고, 나아가 팀장-담당-본부장-대표이사로 이어지는 결재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수완 신세계그룹 부사장도 "보통 2주 단위로 행사가 진행된다"며 "마케팅 직원들은 20대 초반 2명, 30대 후반 3명으로 역사의식은 회사나 사회가 느끼는 인식과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 스타벅스의 마케팅이 논란을 빚은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2022년 '서머 캐리백' 사태가 대표적이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제품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됐고, 자체 진상 조사를 거쳐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 사실을 확인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시 늑장 대처 논란에 휩싸이며 수장이 교체되기도 했다.

2020년에는 미니 캐리어 형태의 '레디백'을 받기 위해 소비자가 커피 300잔을 한꺼번에 주문한 뒤 가방만 챙기고 299잔은 매장에 두고 간 사건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이후 1회 최대 주문 수량을 20잔으로 제한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오는 26일 5·18 광주 민주화운동 조롱 논란을 빚은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정 회장은 논란이 된 직후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면서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정 회장이 대면으로 사과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이번 논란과 관련한 자체 진상 조사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25일 서울 시내의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2026.5.25 ⓒ 뉴스1 김진환 기자
2020·2022년 굿즈 논란…그룹 캐시카우 역할에 리스크 관리 미흡

스타벅스가 신세계그룹의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리스크 관리보다는 실적과 효율성 중심의 조직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있다.

스타벅스의 매장은 신세계그룹이 최대 주주로 올라선 2021년 1600여개에서 지난해 말 2100개를 넘으면서 4년 만에 500개 이상 매장을 늘렸다. 이 기간 매출은 2조 3900억여원에서 3조 2400억여원으로 35% 넘게 성장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스타벅스에 2135억 원 규모의 원재료와 상품을 판매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3055억 원의 70%에 달한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 1730억 원 중 1062억 원을 배당했는데 이마트는 지분(67.5%)을 고려하면 717억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굿즈 마케팅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핵심 경쟁력이었지만 최근에는 과도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과오가 없었는지 되짚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