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 건강하게"…풀무원, '지속가능식생활' 전파 나선 까닭[르포]
비영리 조리학교 '테이스티풀무원' 개교…지속가능 식문화 넓힌다[르포]
"건강한데 맛까지 있네"…테이스티풀무원에서 만난 '지속가능한 맛'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맛있고 건강하게 식재료를 조리해서 먹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개교한 비영리 쿠킹클래스입니다"(윤명량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본부장)
21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017810) 사옥 3층 82평 규모의 '테이스티풀무원' 입구. 흔히 보던 대형 식품기업의 딱딱하고 엄숙한 이미지는 없었다. 대신 초록색 톤의 실내는 갖가지 식물로 화단이 꾸며져 있어 '건강한 인간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데 기여한다'는 회사의 모토를 그대로 보여줬다.
풀무원이 지난달 22일 개교한 '테이스티 풀무원'은 소비자가 지속 가능 식생활을 체험하고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조리학교다. 식품영양학 전문 강사의 이론과 국가대표 조리팀장 출신의 셰프로부터 조리·식사법을 한 번에 배울 수 있다.
지속 가능 식생활이 뭘까. 식품 유통 전 과정에서 환경에 비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에서 나온 식재료를 바탕으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식단을 말한다. 풍부한 채소와 포화지방이 적고 담백한 단백질 요리, 영양분을 살린 통곡물 3대 요소로 이뤄진다.
채소에는 식물성 화학물질 '파이토케미칼'(Phytochemical)이 함유돼 있어 항산화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파이토케미칼은 식물이 자외선, 해충 등 외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성분으로 제7의 영양소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김민지 테이스티풀무원 강사는 "채소와 통곡물, 단백질을 2:1:1 비율로 먹는 '211식사법'으로 지속 가능 식생활을 실천할 수 있다"며 "혈당 조절을 위해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먼저 먹고 포만감을 주는 통곡물에 이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출신이자 국내외 글로벌 호텔을 두루 거친 데니얼 최 셰프는 식재료를 직접 손질해 식물성 기반 통곡물·단백질 요리를 조리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학원을 다니며 친환경 농산물을 연구한 학구파 셰프로 꼽힌다.
이날 참가자들은 조리한 메뉴는 두유면 미나리롤과 닭고기 냉이 퀴노아볼. 미나리롤은 흰밥 대신 현미밥을 넣고 미나리와 당근, 두유면을 곁들여 담백함을 살린 메뉴다. '곡물의 어머니'로 불리는 퀴노아는 대표적인 고단백 슈퍼푸드다.
최 셰프가 능숙한 칼질로 당근레페, 미나리무침을 준비하며 소금과 올리브유, 레몬즙을 버무리자 20~30대 참가자들은 감탄하면서도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평소 익숙한 간편식 레시피보다 조리 과정이 다소 까다로워 보인 탓이다.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참가자들이 오롯이 쓸 수 있는 대형 조리대에서 실습이 시작되자, 조리학교 소속 두 명의 셰프가 분주히 움직이며 도움을 건넸다. 칼질이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에는 엄지와 검지를 칼날 상단에 얹고 남은 손가락으로 자루를 붙들어야 한다는 기본기를 알려주기도 했다.
메뉴를 낯설어하던 8명의 참가자는 40여분 만에 조리를 마친 뒤 시식 시간을 가졌다. 한 참가자는 "맛있는데 몸이 건강해진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음식"이라며 "언제든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테이스팅풀무원 개교에 앞서 조리학교에서 활용한 레시피를 1년에 걸쳐 확보했다. 자체 메뉴 개발 경진대회 등에서 출품된 레시피 중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메뉴를 엄선했다. 21가지 메뉴는 상세 설명이 담긴 책자로 참가자에게 제공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10개 안팎의 식재료만 사용하고, 조리 과정에 자사 제품을 홍보하거나 광고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조리학교는 영리 목적이 아닌 '지속 가능 식생활 전파'라는 공공성 확대를 위해 세워졌기 때문이다.
개교 한 달,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8명씩 매월 두차례 열리는 정규 클래스는 신청받자마자 마감됐다. 내달부터 참가인원을 두 배로 늘리고 매월 메뉴를 변경해, 더 많은 참가자가 다양한 식생활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 클래스도 열고, 향후 셰프 등 요리 전문가에게도 교육을 확대해 지속 가능 식생활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는 데 기여하는 게 테이스티풀무원의 궁극적인 목표다.
풀무원 관계자는 "조리학교 수료 후에도 제공한 레시피로 조리한 음식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풀무원이 추구하는 가치를 소비자들과 나누고 일상에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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