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창 아래 쏟아지는 햇살…'신길동 사랑방' 자처한 스벅 보라매역점[르포]
스타벅스, '커피 하우스' 디자인 국내 두번째 매장…'또 하나의 집' 콘셉트
살구색 목모보드·차콜 카페트·액자에 갤러리 연상…주민들 "안락하다" 호평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봄기운이 완연한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보라매역 3번 출구 앞 스타벅스에는 대형 통창 너머로 풍성한 채광이 쏟아졌다. 매장 입구부터 펼쳐진 7m의 높이 천장이 주는 개방감은 공간의 쾌적함을 더했다.
친환경 흡음재인 살구색 목모보드와 차콜 카펫이 천장과 바닥을 장식한 매장 내부에는 커피 농장을 형상화한 액자와 도자기, 라탄 바구니가 골고루 놓여 작은 '커피 갤러리'를 연상케 했다.
신길동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두 사람은 "지난주에 새로 생긴 뒤 오늘로 두 번째 왔다"며 "은은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어 자주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앉아 2시간여 담소를 나눈 뒤 자리를 떠났다.
바야흐로 커피가 일상인 시대다. 전국 커피 전문점은 10만 개를 훌쩍 넘었다. 스타벅스도 국내 커피 1세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연 매출 3조 원을 넘는 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의 2100여개 매장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외형은 커졌지만, 커피 본연이 주는 맛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준다는 창립 초기 가치는 다소 희미해졌다. 글로벌 스타벅스가 'Back to Starbucks'(스타벅스로의 회귀)를 새로운 전략으로 제시한 배경이다.
'커피 하우스'는 이런 스타벅스의 가치를 구현하는 곳이다. 집과 직장이 아닌 '제3의 공간'에서 커피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안락하고 따뜻한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달 17일 보라매역점을 새로 개점했다. 커피 하우스 디자인을 전면 적용한 국내 두 번째 매장으로, 주거지 상권 중에는 처음이다. 식물과 목재, 도자기 등 자연적인 소재를 활용해 원두 씨앗이 커피로 탄생하는 여정을 인테리어에 담았다.
'도시의 리듬에서 벗어나 머물 수 있는 또 하나의 집'. 보라매역점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일상 속 쉼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2~4인 위주의 패브릭 소파와 낮은 테이블을 배치해 편히 대화를 나누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시공한 이유다.
보라매역점은 '신길동 사랑방'으로 손색없었다. 입구 상단의 세이렌이 그려진 스타벅스 로고와 문손잡이, 바닥 곳곳의 밝은 황갈색 우드는 포근함을 선사했다. 소음을 흡수하는 건자재 효과인지 열댓명의 고객이 대화를 나누고 있음에도 어수선하거나 소란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메뉴가 나열된 매장 정면 LED 화면 양옆에는 커피 원두와 프렌치 프레스가 진열돼 커피 하우스로서 정체성을 보였다. 프렌치 프레스는 뜨거운 물에 원두 가루를 넣고 커피를 우려 마시는 도구로, 스타벅스 창립 멤버들이 '가장 추천하는 추출 방식'이라고 평한 일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짙은 회식 타일과 테이블에 형형색색의 유화, 밝은 가죽 소파가 배치된 매장 안쪽은 보라매역점이 추구하는 가치가 묻어났다. 소박한 공간 속 화사한 가구가 현대식 전통 가옥의 라운지에 온 것 같았다. 개방된 공간임에도 감도와 조닝(구획배치)을 세밀하게 나눴기 때문이다.
등교 전에 매장을 방문했다는 대학생 조 모 씨(21) "오늘 처음 왔는데 다른 매장보다 안락한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신대방동에 사는 30대 여성은 "근처에 스타벅스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분위기가 좋은 곳이 새로 생겨 좋다"고 말했다.
보라매역점이 자리한 신길동과 대방동은 거주 인구가 13만 명을 넘지만, 스타벅스 매장은 3곳에 불과했다. 인근 여의도, 영등포와 달리 상업시설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역으로 커피 하우스 분위기를 살릴 적임지라고 판단했다.
개점한 지 일주일이 지나며 지역 주민들 사이 입소문을 타는 모양새다. 이날 만난 보라매역점 점장은 "오전 7시에 오픈하면 주변에 거주하는 40대 여성분들이 많이 찾아주신다"며 "처음 오신 분들은 매장이 예쁘다고 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식물이 비치돼 있고 커튼과 대리석 느낌이 좋다고 말씀하신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커피 하우스 디자인에 투입된 비용은 일반 매장보다 10%가량 많다. 가정에 준하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좋은 품질의 가구와 자재를 사용해서다. '커피가 아닌 공간을 판다'는 스타벅스의 창업 철학이 녹아있는 셈이다.
매장 설계와 시공을 총괄한 스타벅스 PM1팀 박경연 파트너는 "보라매역점은 스타벅스가 지향하는 커피 하우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주거지 상권에 처음으로 선보인 매장"이라며 "하반기에도 고객들이 안락한 환경에서 커피를 접하는 공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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