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악화일로' CU 파업 사태…점주의 눈물은 누가 닦나

간편식 제조 공장 점거에 이어 노조원 사망 사건 발생
갈등 매듭 풀리지 않아…또 다른 '을' 점주 목소리 외면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화물연대 CU지회 집회에서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0 ⓒ 뉴스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CU 파업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달 17일 파업을 주도한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간편식 제조 공장인 진천푸드와 푸드플래닛을 점거한 데 이어 20일엔 진주물류센터 농성 중 3명의 조합원 사상자가 나왔다.

노사의 태도는 완강하다. 사측은 일련의 농성을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물류 배송 기사들이 물류센터가 아닌, '물류'와 관계 없는 제조공장을 봉쇄한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BGF로지스 관계자는 "점거를 풀고 업무를 정상화하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도 "불법적인 행위를 받아주면 대표 사례를 만들기 때문에 법적 절차까지 포함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조합원 사망 사건 이후 '조합원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그들은 성명서를 통해 "동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파업의 중심엔 '본사 교섭권'이 있다. 화물연대는 BGF 본사가 교섭에 나오길, BGF는 기존처럼 'BGF로지스-운송사-배송기사' 3자 간 협상을 바라고 있다. 얽히고설킨 매듭의 양 끝을 노사가 팽팽히 당기면서 도저히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화물연대 CU지회 노조원들을 막아 서고 있다. 2026.4.20 ⓒ 뉴스1 윤일지 기자

그동안 점주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진천센터의 관할 지역은 경기 남부와 충청권으로 대상 점포만 3000곳에 달한다. 제조 상품이 대부분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이기 때문에 배송 지연이 아닌 '결품'이 불가피하다.

점주들은 또 다른 '을'인 자신들의 피해가 등한시되는 데 우려를 드러낸다. 사측은 다른 센터로 배송을 이관해 최대한 물류를 공급하겠다고는 하지만, 이는 한시적인 방법에 불과하며 화물연대가 또 다른 제조공장을 점거하거나 파업이 전국 단위로 확대할 경우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사측은 피해를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도 "상황 자체가 끝나봐야 피해 규모를 산출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여력이 없다"는 말로 갈음했다.

점주들이 텅 빈 매대를 보고 한숨짓고 있지만, 누구도 그 한숨에 책임지지 않는다. 노사 모두 현 상황의 원인을 서로에게 떠밀기 전에 볼모로 잡힌 점주의 상황을 돌아봐야 한다. 현실을 외면한 목소리는 누구의 공감도 얻을 수 없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