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셧다운 리스크 확산"…라면·과자 포장재 재고 아슬아슬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포장재·배달용기 수급 우려에 업계 빨간불
마트·편의점 종량제봉투 사재기 현상도 지속…"장기화시 연쇄 타격 불가피"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중동발 리스크로 '산업의 쌀' 나프타 수급 불안이 확산되면서 식품 및 외식업계에 포장재 품귀 현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포장재 공급이 막힐 경우 제품 출고 차질을 넘어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로 인해 포장재 수급 불안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을 검토하며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중동 의존도가 높은 만큼 불확실성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사태로 가장 우려가 큰 곳은 라면·과자 등을 만드는 식품업계다. 식품 포장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페트(PET) 등의 주요 소재가 나프타에서 추출되는데, 현재 업체들이 보유한 재고는 통상 1~3개월 수준에 그쳐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포장재 재고가 바닥나 생산 공장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도 나온다. 공장이 멈출 경우 식음료 제품 품절과 함께 사재기 현상이 확산될 가능성도 크며, 여기에 공급 부족으로 인해 수요가 몰리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비축 물량으로 버틸 수 있지만 한두 달 이후에는 수급이 빠듯해질 수 있다"며 "가격 문제를 넘어 포장재가 없으면 제품을 출고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외식업계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배달용기에 주로 사용되는 PP(폴리프로필렌) 역시 나프타에서 추출되는 소재로, 원료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용기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일부 업주들은 거래처로부터 공급 지연·물량 축소 및 가격 인상 안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누리꾼도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용기업체 공장 가동이 줄어 물량이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1박스 5만 원대이던 포장용기 가격이 7만 원대까지 올랐다"며 "전쟁이 길어지면 배달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종량제 봉투 수급에도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전수 조사를 통해 물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체감이 다르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일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봉투가 동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A 씨는 "5L, 10L, 20L 봉투를 어디서 사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트 두 곳을 돌아봤지만 모두 재고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B 씨 역시 "5L 종량제 봉투를 사려고 갔는데 이미 동이 났다고 하더라"며 "정부 설명과 달리 현장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에 유통채널에서는 사재기 조짐을 우려해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종량제 봉투 구매 수량 제한 안내문을 붙이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식음료 기업에 비닐봉지와 포장재는 사실상 필수재와 다름없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은 물론 사재기나 공장 가동 중단, 배달 서비스 축소 등 연쇄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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