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 60톤 넘게 팔린 '봄동겉절이' 기획자 "전혀 예상 못했죠"

출시 70일 만에 6만여개 판매 흥행…제철 코어 트렌드 맞물려 '히트'
김치 연구소 손잡고 까다로운 봄동 상품화…"시즌별 별미 김치 출시"

최유주 대상 K마케팅기획1팀 과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대상 종가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3.17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제철에 맞는 김치를 보여드리려 했는데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질지는 전혀 예상 못 했죠"

출시 두 달여 만에 60톤이 넘게 팔린 별미김치 '봄동겉절이'를 기획한 최유주 대상(001680) K마케팅기획1팀 과장은 17일 뉴스1과 만나 제품 인기를 예상했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봄동겉절이는 제철 식재료로 음식을 즐기는 '제철 코어' 흐름에 힘입어 이른바 '히트'를 쳤다. 방송인 강호동이 15년 전 봄동 비빔밥을 먹는 모습이 뒤늦게 화제가 돼 밥에 겉절이는 비벼 먹는 간편 레시피가 주목받은 영향이 컸다.

70일 만에 6만여 개, 65톤 팔려…"김치 입맛도 초개인화"

올해 1월 7일 출시 후 2월 말까지 2만 개가 팔렸고 이달 들어 입소문이 붙으며 15일까지 4만여 개가 추가로 판매됐다. 출시 70일도 안 돼 집계된 판매량은 5만 9000여 개, 중량으로 환산하면 65톤에 이른다.

아삭함과 감칠맛이 특징인 겉절이 맛을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으로만 판매했기에 더욱 놀라운 성과다. 신선도가 핵심 경쟁력인 봄동겉절이의 유통기한은 15일로 포장 배추김치보다 절반가량 짧다.

최 과장은 "초개인화하는 김치 입맛과 숙성도와 시즌을 고려해 제철 한정 제품을 선보였는데 호응이 좋았다"며 "소비자가 주문하면 신선한 김치를 빠르면 하루 만에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며 제품을 기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봄동(春冬)은 노지에서 겨울을 보내 속이 차지 않고 잎이 옆으로 퍼진 형태의 배추로 봄에만 수확된다. 넓적한 형태 특성상 솔잎 등 잔 나뭇가지나 벌레 등 이물질 혼입이 쉬워 대량 상품화하기 어려운 채소로 꼽힌다.

최 과장은 김치 전문 브랜드 '종가'의 배추 세척·양념·배합 등 공정 노하우를 십분 활용했다. 종가는 100% 국내산 재료로만 김치를 담근다는 원칙 아래 식품 연구시설 '대상 이노파크'를 중심에서 김치 기술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연구소를 수십 차례 오간 최 과장은 "두 달 동안 시중에 파는 겉절이는 모두 먹어본 것 같다"며 "계속 먹다 보면 속이 쓰리고 그 맛이 그 맛 같을 때도 있었지만 별미김치는 어떻게 맛을 내고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지 알아야 했다"면서 개발 과정을 떠올렸다.

최유주 대상 K마케팅기획1팀 과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대상 종가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황기선 기자
내·외부 관능 테스트 10여차례…"속 쓰렸지만 별미 김치 특성 알아야"

종가는 신제품 출시에 앞서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관능 테스트를 진행한다. 맛과 식감에 더해 향과 외형, 질감 등 5감을 활용해 김치의 품질과 선호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제품이 나올 때마다 무작위로 소비자를 선정해 항목별로 평가하게 한 뒤 평균 점수에 미치지 못하면 재검토하는 식이다. 평가 항목에는 '자신의 가정에 얼마나 필요하다고 느끼느냐'와 같은 정성적인 요소도 있다.

최 과장은 "관능 테스트만 10번 넘게 한 것 같다"며 "종가가 대표적인 김치 브랜드다 보니 다른 제품과 비교해 김치에 대한 허들이 유독 높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종가는 제철 한정 제품 출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과거 40~60대였던 포장김치 소비층은 개인화와 온라인 채널 발달로 20~40세대로 확산하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0대 응답자 중 상품김치를 구입했다는 비율은 33.8%로 50대(39.3%)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종가는 지난해 5월 여름 별미로 '오이나물박김치'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부추김치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판매 중인 얼갈이열무김치 등 제철 식재료 제품군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봄동겉절이에 이을 또 다른 제철 메뉴 고민에 빠진 최 과장. 그는 "그 시즌에만 먹을 수 있는 채소로 만든 김치를 소비자들에게 골고루 보여드리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