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공분' 그 로저스 맞아?…새벽배송 후 6500원 콩나물국밥

염태영 민주당 의원 함께 '쿠팡 근로자' 체험
韓 자주 와 한식 친숙…적극 소통·화합 노력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왼쪽)가 20일 새벽배송 체험을 마친 후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콩나물국밥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20일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새벽배송 동행을 마친 직후 콩나물국밥집에서 마주 앉아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이날 쿠팡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와 염 의원은 배송을 마친 뒤 캠프 인근 콩나물국밥집으로 이동해 함께 식사를 하며 소통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새벽배송을 함께한 쿠팡 기사들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뉴로 6500원짜리 콩나물국밥과 만두를 주문한 이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10시간 동안 진행한 새벽 배송에 대한 소회 등 다양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스 대표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국에서도 일한 시간이 적지 않아 한식에 친숙하다. 대중적 한식인 콩나물 국밥을 매개로 로저스 대표가 그동안의 '강경' 이미지를 벗고 정치권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국밥은 자존심 대신 적극적인 소통과 화합을 상징하는 대중적인 음식"이라며 "쿠팡이 그동안 다소 방어적이고 강경한 이미지를 내려놓고, 대중 눈높이에 맞춰 진정성 있게 소통하겠다는 메시지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 요청에 회사 대표가 같이 배송 물류 업무에 나선 것은 유통·택배업계에서 처음이다. 이번 새벽배송 체험은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심야 배송 업무를 같이 해보자"는 염 의원의 제안에 로저스 대표가 "함께 하겠다"고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앞서 두 사람은 19일 성남 야탑 쿠팡로지스틱스(CLS) 캠프에서 만나 준비 운동과 안전 교육, 상차 작업을 마친 이후 배송 현장에 투입됐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짜리 빌라 계단을 프레시백을 들고 직접 오르내리는 등 현장 기사들의 일상적인 업무 루틴을 그대로 소화했다.

이날 새벽배송 체험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미국 아저씨가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는 식의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변호사인 로저스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로펌을 거쳐 기업 법무 관리 조직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로저스 대표는 "고객을 위해 수고해 주시는 배송 인력을 포함한 쿠팡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안전하면서도 선진적인 업무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