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사외이사에 이례적 '은행장' 선임…"재무 건전성 강화"
정기 주총서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 사외이사 선임
자금 운용 효율성 높이고 채권단 소통 강화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롯데지주(004990)가 전직 시중 은행장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이례적 행보에 나섰다. 지난해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금융 전문가를 이사회에 영입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는 것으로 읽힌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24일 정기 주주총회 소집을 공고했다. 부의 안건으로는 최근 상법 개정안에 따른 정관 개정과 함께 신규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을 올렸다.
이중 사외이사 후보, 감사위원 후보로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을 신규 선임한다고 밝혔다. 조 전 행장은 우리금융 내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기업금융 전문가로도 꼽힌다. 우리은행 기업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기업 여신과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중 은행장 출신 인사가 금융 계열사가 아닌 일반 대기업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기업 사외이사는 통상 교수·관료·법조인 출신 인사가 가장 많고, 해당 기업이 협업해야 하는 기업의 경영인 등이 이름을 올린다.
롯데그룹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이 겹치며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높아진 상태다. 이에 금융권 인사의 전문성을 빌려 자금 조달 및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채권단과 소통 창구 역할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그룹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많았다"며 "그룹 차원에서 자금 조달 운용의 투명성,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롯데지주는 이와 함께 이사 책임 감면 조항도 신설한다. 이사가 고의나 중과실 없이 업무상 손해를 입혔을 경우 배상액을 보수액의 6배, 사외이사는 3배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조항은 롯데지주뿐 아니라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총 안건으로 동일하게 올랐다.
이는 경영진의 과감한 의사결정을 돕는 취지도 있지만, 조 전 행장과 같은 외부 전문가 영입을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라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 책임이 무한대로 있으면 사외이사를 하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이미 많은 기업들이 관련 조항을 넣고 있어 롯데지주와 계열사들도 해당 조항을 넣는 것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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