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소비 줄어들까"…국제유가 폭등에 유통가 예의주시

가시적 영향은 아직…물가 상승시 방한 외국인 수요 감소 우려
1~2월 실적 좋았는데…SS시즌 준비한 패션업계 노심초사

인천국제공항이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공동취재) 2025.9.29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자 경제 불안과 물가 상승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백화점을 비롯해 방한 외국인 매출로 활짝 웃었던 유통업계는 유가 상승 여파로 인한 소비 위축을 염두에 두고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국제유가 급등…항공료 상승 압력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중동 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와 물류비가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자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텍사스유(WTI) 4월 인도분 선물은 8.5% 급등했다.

글로벌 해운 운임지수는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특히 중동 노선 주요 해운사들은 '전쟁 할증료' 도입을 알리며 물류비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항공사들 역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항공료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다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 원유 수입을 허가하며 에너지 공급을 늘린 데다 국제유가 상승 폭이 아직 국내 소비자물가에는 반영되지 않아 당장 유통업계에는 가시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관광객들은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비중이 높고 나머지도 미주나 유럽이 대부분이라 아직 중동 전쟁으로 인한 관광객 수요 감소는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며 "사태가 장기화할지도 아직 알 수 없어서 일단 계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백화점 외국인 매출 비중 20%…1분기 실적에 악재 될까

백화점 업계는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크게 오르며 실적 개선을 이뤄왔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40% 늘었고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82.3%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 안팎을 차지했다.

업계는 명품관 리뉴얼과 외국인 전용 멤버십, K-컬처 콘텐츠 강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입 전략을 활발하게 전개하며 올해 1~2월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최장 9일이나 이어진 춘절 특수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3월은 K팝의 대표 주자인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이 예정돼 있어 글로벌 방한 관광객도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국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수요 예측도 어려워졌다. 물가 상승이 가시화되면 방한 관광객들의 지갑이 기대만큼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소비 역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SS(봄·여름) 시즌 마케팅을 막 시작한 패션업계 고민이 크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물류 차질까지 빚어지는 상황에서 소비 심리마저 꺾이면 1분기 실적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