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우유 대신 물에 넣으면?"…'체중조절용' 단백질셰이크의 함정

식약처 영양·열량 기준 충족 위해 '우유 또는 두유' 섭취 권장
체중조절용 ≠ 체중 감량 효과…바른 이해 선행해야

올리브영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최근 CJ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 딜라이트 프로젝트가 단백질셰이크 제품 일부를 리뉴얼하며 표기를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에서 '기타가공품'으로 변경했습니다. 문의게시판에는 "동일한 맛인데 분류가 다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올리브영 측은 "섭취 편의성을 위해 기타가공품으로의 상품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성분 자체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수출을 위해 세부적인 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에 따르면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은 "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식사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영양성분을 가감해 조제된 식품"을 뜻하며, 특수영양식품의 일종입니다. 따라서 엄격한 조제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이 되려면 1회 섭취할 때 △비타민 A, B1, B2, B6, C, 니아신, 엽산, 비타민 E가 영양성분 기준치의 25% 이상 △단백질, 칼슘, 철 및 아연을 영양성분 기준치의 10%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하고 △하루 식사 중 1~2회를 대신하는 조제식품은 1회 섭취할 때 200kcal 이상, 400kcal 이하를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열량 기준은 제품에 표기된 섭취방법에 따라 적용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그래서 '체중조절용'이라는 표기가 붙은 단백질셰이크에는 대부분 뒷면에 작은 글씨로 성분 표시와 함께 "우유 또는 두유와 함께 섭취하세요"라는 지시사항이 포함됩니다. 그러면서 열량은 200kcal 이하인 경우가 다반사죠.

리뉴얼 이전 제품(오른쪽)과 리뉴얼 후 제품에 표기된 섭취방법이 서로 다르다. 2026.2.5 / 뉴스1 박혜연 기자

즉 '우유 또는 두유'와 함께 마셨을 때 비로소 열량이 충족되기 때문에 체중조절용이라는 표기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우유 대신 열량이 0kcal인 물에 타면 어떨까요? 한 끼 식사대용으로 마신다면 턱없이 부족한 열량 때문에 오히려 체중조절용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동양인들은 유당불내증이 흔한 만큼 단백질셰이크를 우유 대신 물에 타서 먹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죠. 특히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여성들은 열량을 조금이나마 낮추기 위해 물을 타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일부 체중조절용 단백질셰이크 중에는 '물과 함께 먹어도 맛있다'며 홍보하는 브랜드도 있고요.

하지만 딜라이트 프로젝트는 이번에 제품을 리뉴얼하며 "물 또는 우유를 넣어 섭취하라"고 지시를 변경했습니다. 탄수화물과 당류를 조금 줄이고 단백질량을 약간 늘렸지만 나머지 비타민·무기질 등 다른 필수 영양성분 표기는 하지 않았죠. 체중조절용 기준을 포기하고 '기타가공품'이 된 것입니다.

이번 리뉴얼로 더 이상 체중조절용 식품이 아니라는 사실에 일부 소비자들은 실망감을 내비칩니다. 온라인에 올라온 제품 후기에는 "체중조절용이라 먹었는데 바뀌어서 아쉽다",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야겠다"는 글이 보입니다. '체중조절용'이라는 표기를 마치 체중 감량 효과처럼 믿고 싶어 하는 심리 때문이죠.

일각에서는 그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우유에 타 먹는 조건을 붙여 체중조절용 식품이라고 표기한 것 자체가 '꼼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소비자는 뉴스1에 "체중조절용이라고 해서 운동 전에 물에 타서 종종 먹었는데 영양 성분이 크게 바뀌지 않고 기타가공품이 된 걸 보니 속은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법적으로 따지자면 단백질셰이크 제조사들이 식약처 표시 기준을 위반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체중조절용 식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해야 소비자들도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