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20%는 외국인 관광객"…신장률은 40% 육박

외국인 매출 비중, 롯데 19%·현대 20%·신세계 18.5%
외국인 매출 비중 확대…"내수 기업 한계 극복할 것"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마친 뒤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대표적인 내수 기업으로 평가받던 백화점들이 달라지고 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고 K-컬처의 글로벌 인기에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백화점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같은 현상은 고물가, 고환율 등에 따른 내수 부진을 나타내는 대표적 현상으로 지목되며 중장기적으로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도 제기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4분기 외국인 매출 비중이 백화점 매출의 19%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4%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특히 4분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37% 급증했으며, 연간 최대치인 매출 7000억 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매출 신장률 추이로만 보면 명동 본점 기준으로 2023년 210%, 2024년 40%가 증가한테 이어 지난해에도 40%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 3.3%에 불과했던 외국인 매출은 2023년 9.7%, 2024년 14.6%로 급증했고, 작년에는 20%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본점 기준으로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3년 7% 수준이었지만, 2024년 16.4%, 지난해에는 18.5% 수준으로 올랐다. 본점의 경우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82.3%, 강남점은 52.3% 급증했다.

외국인 매출 비중 증가는 대외적 상황 외에도 백화점들의 적극적인 유치 전략도 맞물렸다는 평가다.

백화점은 단순 쇼핑뿐 아니라 K-푸드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코스로 자리잡았고, AI를 활용한 통역 서비스, 세금 환급을 연계한 할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캐리어 보관·셔틀 서비스 등 인천공항에 턴오버하는 환승객까지 끌어들이는 중이다.

K-푸드 경험하는 관광 코스·환승객 유치까지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상품 가격이 현지보다 저렴해진 점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원·달러 환율과 원·유로 환율, 원·파운드 환율 등이 최근 10년간 최고점 수준을 기록하는 등 국가를 가리지 않고 원화 약세 현상이 전방위적이다.

이로 인해 과거 면세점에 국한됐던 외국인의 소비 채널이 백화점으로 이동하는 등 쇼핑 트렌드가 변화했다. 면세점과 백화점 간 가격 격차가 없어지자 검증된 상품이 다양한 데다 즐길 거리까지 다양한 백화점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현지와 동일한 품질의 고가인 명품을 환율 효과만큼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외국인 명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명품 카테고리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명품 매출 증가율(15.6%)보다 4배 이상 높다.

2026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시작된 17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항공·숙박·쇼핑·식음·체험·편의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 참여를 바탕으로 2011년부터 이어져 온 한국의 대표 쇼핑관광축제이며 이번에는 개최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겨 12월에 시작한다. 행사 기간도 기존 45일에서 68일로 늘려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축제를 즐길 수 있게 한다. 2025.12.17 / ⓒ 뉴스1 이호윤 기자

외국인 효과에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은 3조 3394억 원, 영업이익은 5042억 원으로 각 0.6%, 27.7% 증가했다. 국내 사업은 본점과 잠실점 등 주요 대형 거점 점포의 집객 호조와 고마진 패션 상품군 판매 확대로 4분기 영업이익이 22.0% 신장한 2204억 원을 달성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백화점(069960)은 지난해 매출 4조 33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할 전망이며, 영업이익은 4013억원으로 41.3% 급증한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004170)는 매출 6조 9229억 원으로 5.4%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47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0.5% 소폭 감소가 전망되지만, 전년도 영업이익이 25.4% 큰 폭으로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을 크게 줄었다.

다만 외국인 매출의 빠른 증가는 전체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도 제기된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모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외국인 매출 증가폭만큼 내국인 매출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덜 한 만큼 내수부진을 나타내는 지표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체들의 외국인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대표 내수 기업이라는 한계 극복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다만 내수 부진 속 체질 계선을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