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잡는다" 포문 연 유통업계…'배송'에 탈팡 흡수 달렸다
SSG닷컴, 쿠팡 와우멤버십 겨냥 '쓱세븐클럽' 출시
핵심은 '로켓배송' 대체 여부…배송 역량 키우기 나서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견고한 아성이 흔들리면서 주요 e커머스 업체들이 쿠팡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향후 쿠팡의 '로켓배송'을 대체할 수 있을지를 핵심으로 보고, 배송 역량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7일 SSG닷컴은 장보기 결제액의 7%를 고정 적립하는 '쓱세븐클럽'을 출시했다. 월 구독료는 2900원이며 적립 한도는 5만 원이다. 적립금은 이마트·스타벅스·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다. OTT 서비스 '티빙'도 추가할 수 있다.
이번 멤버십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로 탈퇴 행렬이 이어진 쿠팡 회원을 잡기 위한 것이다. 현재 서비스 구조는 쇼핑 혜택에 쿠팡플레이를 결합한 쿠팡의 '와우 멤버십'과 닮아있다. 특히 쿠팡에 없는 '7% 고정 적립'에 사전 신청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크다.
SSG닷컴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업체들도 '탈팡(탈 쿠팡)'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5% 적립 및 넷플릭스 구독'을 갖춘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자사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에서 1만 5000원 이상 구매한 물품을 무료 배송한다. G마켓도 최근 '주말에도 도착보장' 서비스를 신설하며 주 7일 배송을 시작했다.
업계에선 앞으로 이 같은 승부수의 성공 여부가 '배송 품질'에서 갈릴 것이란 의견이 많다. 쿠팡이 지금의 압도적 지위를 갖게 된 것도 주문 다음 날 아침에 배송이 완료되는 '로켓배송'에 힘입은 바가 크다. 쿠팡은 2014년부터 6조 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로켓배송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실제로 SSG닷컴은 쿠팡 사태 이후 고객이 반짝 늘었지만 최근 원상 복귀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SG닷컴의 주간 활성 이용자(WAU)는 쿠팡 사태 직전인 11월 넷째 주 119만 명이었는데, 12월 둘째 주 153만 명까지 치솟았다가 12월 넷째 주에는 116만 명으로 사태 이전 수준이 됐다. 실망감에 '탈팡'한 고객들이 있었지만, 쿠팡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웠다는 얘기다.
다만 업계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배송 역량이 향상되는 흐름에서, 쿠팡이 흔들린 사실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
로켓배송의 등장 이후 유통업체들은 주요 택배사와 제휴를 통한 주 7일 배송 도입 등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로켓배송의 견고한 아성에 고객들은 쿠팡에 묶여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고객들이 자사 서비스도 경험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앱은 12월 2~4주 차(8~28일) 기준 신규 설치 수가 쇼핑 부문 1위에 올랐다. 11번가도 12월 슈팅배송 신규 구매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고, SSG닷컴도 12월 1~14일 쓱배송 매출이 직전 2주 대비 19% 증가했다.
이를 통해 '탈팡' 흡수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는 평가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의 WAU는 지난해 11월 넷째 주 2784만 명에서 12월 넷째 주 2269만 명으로 4.2%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G마켓은 344만 명에서 359만 명으로 3.4%, 11번가는 378만 명에서 402만 명으로 6.3%, 네이버플러스는 325만 명에서 375만 명으로 15.2% 증가하는 등 고객들이 이동했다.
업계는 향후 국회 국정조사 및 정부의 제재 조치 등으로 쿠팡에 대한 여론 변화에 따라 쿠팡 이탈 흐름의 가속화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자체 배송 경쟁력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에 대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며 "향후 e커머스 업체의 중장기적으로 고객을 묶어둘 수 있을지 여부가 온라인 쇼핑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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