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잡는다" 포문 연 유통업계…'배송'에 탈팡 흡수 달렸다

SSG닷컴, 쿠팡 와우멤버십 겨냥 '쓱세븐클럽' 출시
핵심은 '로켓배송' 대체 여부…배송 역량 키우기 나서

28일 서울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트럭이 주차돼있다. 2025.12.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견고한 아성이 흔들리면서 주요 e커머스 업체들이 쿠팡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향후 쿠팡의 '로켓배송'을 대체할 수 있을지를 핵심으로 보고, 배송 역량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7일 SSG닷컴은 장보기 결제액의 7%를 고정 적립하는 '쓱세븐클럽'을 출시했다. 월 구독료는 2900원이며 적립 한도는 5만 원이다. 적립금은 이마트·스타벅스·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다. OTT 서비스 '티빙'도 추가할 수 있다.

이번 멤버십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로 탈퇴 행렬이 이어진 쿠팡 회원을 잡기 위한 것이다. 현재 서비스 구조는 쇼핑 혜택에 쿠팡플레이를 결합한 쿠팡의 '와우 멤버십'과 닮아있다. 특히 쿠팡에 없는 '7% 고정 적립'에 사전 신청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크다.

'쓱세븐클럽' 멤버십(SSG닷컴 제공)

SSG닷컴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업체들도 '탈팡(탈 쿠팡)'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5% 적립 및 넷플릭스 구독'을 갖춘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자사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에서 1만 5000원 이상 구매한 물품을 무료 배송한다. G마켓도 최근 '주말에도 도착보장' 서비스를 신설하며 주 7일 배송을 시작했다.

업계에선 앞으로 이 같은 승부수의 성공 여부가 '배송 품질'에서 갈릴 것이란 의견이 많다. 쿠팡이 지금의 압도적 지위를 갖게 된 것도 주문 다음 날 아침에 배송이 완료되는 '로켓배송'에 힘입은 바가 크다. 쿠팡은 2014년부터 6조 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로켓배송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실제로 SSG닷컴은 쿠팡 사태 이후 고객이 반짝 늘었지만 최근 원상 복귀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SG닷컴의 주간 활성 이용자(WAU)는 쿠팡 사태 직전인 11월 넷째 주 119만 명이었는데, 12월 둘째 주 153만 명까지 치솟았다가 12월 넷째 주에는 116만 명으로 사태 이전 수준이 됐다. 실망감에 '탈팡'한 고객들이 있었지만, 쿠팡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웠다는 얘기다.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 2025.12.3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다만 업계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배송 역량이 향상되는 흐름에서, 쿠팡이 흔들린 사실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

로켓배송의 등장 이후 유통업체들은 주요 택배사와 제휴를 통한 주 7일 배송 도입 등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로켓배송의 견고한 아성에 고객들은 쿠팡에 묶여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고객들이 자사 서비스도 경험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앱은 12월 2~4주 차(8~28일) 기준 신규 설치 수가 쇼핑 부문 1위에 올랐다. 11번가도 12월 슈팅배송 신규 구매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고, SSG닷컴도 12월 1~14일 쓱배송 매출이 직전 2주 대비 19% 증가했다.

이를 통해 '탈팡' 흡수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는 평가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의 WAU는 지난해 11월 넷째 주 2784만 명에서 12월 넷째 주 2269만 명으로 4.2%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G마켓은 344만 명에서 359만 명으로 3.4%, 11번가는 378만 명에서 402만 명으로 6.3%, 네이버플러스는 325만 명에서 375만 명으로 15.2% 증가하는 등 고객들이 이동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 2025.12.3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업계는 향후 국회 국정조사 및 정부의 제재 조치 등으로 쿠팡에 대한 여론 변화에 따라 쿠팡 이탈 흐름의 가속화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자체 배송 경쟁력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에 대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며 "향후 e커머스 업체의 중장기적으로 고객을 묶어둘 수 있을지 여부가 온라인 쇼핑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