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루언서 1300명이 한 자리에…"K-뷰티 해외 진출 조력"
29일 서울 중구 DDP서 '2025 서울콘 K뷰티부스트' 개최
"크리에이터 영향력 강화…인디 브랜드와 협업 필수"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또 한 번 K-뷰티의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변신했다.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 소도구, 더마 코스메틱, 약국 뷰티까지 30여 브랜드가 참여한 'K-뷰티 부스트' 행사에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 1300명이 집결해 2026년 K-뷰티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방향성을 모색했다.
이들은 "내년 목표는 해외 매출 확대와 글로벌 인지도 제고"라며 협업을 통한 콘텐츠 생산이 필수 전략이라고 입을 모았다.
29일 찾은 DDP 행사장은 카메라와 조명, 삼각대를 든 크리에이터로 가득 차 있었다.
메인 홀을 가득 메운 부스 앞에서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이 이어졌다. 각국 크리에이터들은 자국어로 제품을 소개하며 팔로워와 소통했다.
글로벌 크리에이터 1300여 명이 현장 곳곳에서 다양한 언어로 언박싱, 사용 전·후 비교, 리얼 테스트 등을 실시간으로 진행한 것. 촬영된 영상과 사진은 곧바로 각자의 SNS·영상 플랫폼으로 전송됐다.
K-뷰티 브랜드에는 홍보·세일즈·시장 리서치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자리이자, 글로벌 고객의 생생한 반응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공간이었다.
스킨케어·메이크업 뿐만 아니라 브러시, 퍼프, 뷰티 소도구 브랜드까지 참여해 K-뷰티를 '풀 세트'로 경험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
크리에이터들은 부스를 옮겨 다니며 다양한 제품을 활용해 메이크업을 완성, 행사장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메이크업 스튜디오 느낌을 풍겼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들은 2026년을 '글로벌 재도약'의 해로 삼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뷰티 유통 환경에서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결정적으로 커지면서다. 브랜드가 단독으로 성장하기보다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업력 35년의 국내 대표 메이크업 소도구 브랜드 피카소는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기대하며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피카소 관계자는 "메이크업 프로페셔널 아티스트들의 입소문과 실제 사용후기로 유명한 우리 제품이 최근 수년 사이 큐텐, 아마존 입점을 계기로 해외 인지도가 빠르게 늘었다"며 "대형 마케팅을 따로 하지 않아도 아티스트·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성과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킨케어 브랜드 리즈케이 역시 글로벌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체감하면서 체계적인 글로벌 전략을 모색하고자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간 리즈케이는 국내 고객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키워 왔다면, 최근 해외 온라인 채널과 K-뷰티 플랫폼으로부터 러브콜이 늘었다.
강성현 리즈케이 부장은 "지금까지는 한국 고객에 맞춘 제품·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국가별로 다른 피부 고민과 선호 텍스처, 사용 문화 등을 분석해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또 "이번 행사를 통해 외국인에게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우수한 제품력을 직접 경험하도록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브랜드 '첫인상'을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브랜드가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크리에이터 풀'을 전략 자산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정 국가에서 영향력 있는 뷰티 유튜버·틱톡커와의 장기 협업은 광고비 대비 효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를 동시에 구축할 수 있어서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누리하우스의 백아람 대표는 "이제는 '좋은 제품을 만들면 언젠가 알려진다'는 시대가 아니다"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어떤 크리에이터와 어떤 스토리로 시장에 들어갈지까지 패키지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설립된 누리하우스는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자체가 곧 커머스의 중심이 되는 '콘텐츠 커머스' 흐름을 포착, 주요 인디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협업을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판매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누리라운지, 크리에이터 참여형 커머스 플랫폼 누리글로우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누리하우스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서울콘 내 K-뷰티부스트 크리에이터 모객 및 글로벌 세션을 담당해 왔다. 미국 뉴욕에서도 대규모 K-뷰티 행사 '케이뷰티 부스트 엔와이씨'(K-beauty Boost in NYC)를 2년 연속 개최했다. 내년 상반기에도 뉴욕에서 대규모 행사를 계획 중이다.
백 대표는 "유명 브랜드는 오프라인 접점 기회가 많지만 인디 브랜드는 판로가 적다"며 "브랜드의 실질적인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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