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팡족은 또 가입하라고?"…쿠팡 '쪼개기' 구매이용권 보상안 '뭇매'

"트래블·알럭스 판촉 행사"…온라인서 부정적 반응 다수
유출 대상 전원 3370만명 보상안 발표…1조6850억원 규모

서울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트럭이 주차돼 있다. 2025.12.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피해 회원 1인당 5만 원 상당 구매이용권을 지급한다는 보상안을 발표한 가운데 다수 소비자는 "탈퇴했는데 재가입하라는 것이냐"라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쿠팡이 발표한 보상안에 대해 불만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금성 보상이 아닌 데다 4곳에서 나눠 쓸 수 있는 '쪼개기' 구매이용권이라는 점에서 실제로 쿠팡에서 쓸 수 있는 금액은 5000원이라는 지적이다.

이용자들은 "정보 유출 보상이 고작 5만 원이냐", "현금이 아니라 쿠폰인데 보상이 맞나", "사실상 트래블·알럭스 판촉 행사"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집단 소송으로 대응하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쿠팡 회원이었던 김 모 씨(32)는 "잘 쓰지도 않는 트래블·알럭스 이용권만 4만 원인데 총 5만 원이라고 생색내고 있다"며 "막상 제대로 쓸 수 있는 건 (쿠팡이츠 포함) 만 원뿐"이라고 지적했다.

쿠팡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른바 '탈팡' 고객의 재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재가입해서 구매 이용하라는 거 아니냐", "이미 탈퇴해서 이용권 줘도 쓸 일이 없다"는 글이 올라왔다.

앞서 쿠팡은 이날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 명 고객 전원을 대상으로 1인당 5만 원 상당 보상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1조 6850억 원 규모에 달한다.

내년 1월 15일부터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 원) △알럭스 상품(2만 원) 등 총 5만 원 상당의 4가지 구매 이용권이 지급될 예정이다. 와우회원과 일반회원 모두 똑같이 지급하며,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탈퇴 고객도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쿠팡 측이 공식 사과와 함께 선제적으로 보상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법적·사회적 책임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 측은 자체 조사에서 유출된 정보는 3000개 계정뿐이라고 밝히면서도 이번 보상안에서는 탈퇴 회원을 포함해 유출 통지를 받은 고객 3370만 명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이번 사태로 고객들이 불안감과 불편을 겪은 점을 감안해 보상 규모도 폭넓게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