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쿠팡 이용권, 4개로 쪼갰다"…청문회 앞 '생색내기 보상' 비판(종합)

3370만 고객 전원 보상…1~3분기 순이익 '4배 이상'
현금 아닌 '구매이용권' 한계…실질적 보상은 1만 원

28일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 앞에 주차돼 있는 쿠팡카(쿠팡 배송트럭)가 주차돼 있다. 2025.12.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쿠팡이 개인 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선제적 보상안을 발표했다. 보상 대상과 액수 모두 크다는 평가가 속, 현금성 보상이 아닌 구매이용권인 만큼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 명 고객 전원에게 1조 6850억 원 규모, 1인당 5만 원 상당의 고객 보상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쿠팡은 새해 1월 15일부터 이들 고객들에게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 원) △알럭스 상품(2만 원) 등 고객당 총 5만 원 상당의 1회 사용이 가능한 4가지 구매 이용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보상안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고객 신뢰를 복원하기 위한 결단이다. 쿠팡은 자체 조사 결과 3000명의 고객 정보만 유출됐다고 밝혔지만, 보상안은 3370만 명 모두가 대상이며, 탈퇴한 회원도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

규모도 크다는 평가다. 쿠팡 Inc의 올해 1~3분기 합산 순이익은 3841억 원으로, 이번 보상액은 이보다 4배 이상 크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SK텔레콤이 지난 7월 5000억 원 규모의 보상안을 내놓은 것과 비교해 3배 이상 큰 수준이다.

30~31일 국회에서 열리는 정보유출 사태 연석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부정적 여론을 돌리기 위해 그동안 미뤄왔던 보상안을 발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쿠팡 보상안(쿠팡 제공)

다만 현금성 보상이 아닌 구매이용권으로 지급되는 만큼, 고객에게 추가로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결국 최근 고객들의 '쿠팡 이탈' 흐름을 막기 위한 대응책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5만 원의 보상안 중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영역의 보상은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등 1만 원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나머지 4만 원은 △쿠팡트래블 상품(2만 원) △알럭스 상품(2만 원)에 배정됐다. 쿠팡이 제시한 2만 원의 보상을 받기 위해 수십만 원의 여행 상품이나 명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얘기다.

쿠팡트래블과 알럭스의 경우 로켓배송·쿠팡이츠 같은 쿠팡의 주력 상품과 달리 고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신사업이다. 결국 쿠팡의 신사업에 고객을 유치하려는 방안이란 지적도 나온다.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는 "쿠팡의 모든 임직원은 최근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고객에게 얼마나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쳤는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객을 위한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는 차원에서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