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넓히는 K-패션…말레이시아 신흥 시장 급부상
아시아 '테스트 베드' 지역으로 급부상
'가성비' 앞세운 SPA 브랜드 강세…브랜드별 포지셔닝 전략 필요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최근 패션업계가 중화권과 싱가포르에 이어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내년 1월 9일 쿠알라룸푸르 외곽에 있는 쇼핑몰 선웨이 피라미드에 SPA 브랜드 탑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다. 신성통상은 내년 1월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 이를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패션업계의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가성비를 내세운 SPA 브랜드가 대체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경제가 성장하면서 고급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고 있어 브랜드별로 포지셔닝 전략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랜드월드는 이미 △스파오(SPAO) △미쏘(MIXXO) △후아유(WHO.A.U) △슈펜 등 여러 브랜드를 말레이시아 시장에 선보이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도 2030년까지 말레이시아에 오프라인 매장 개점을 계획하고 있다.
인접 국가인 싱가포르에 비해 물가가 저렴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K-패션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하지만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도 고소득 소비자들의 글로벌 브랜드 수요가 높아지면서 K-패션업계의 새로운 진출 경로가 되고 있다.
젠틀몬스터와 F&F가 판권을 갖고 있는 MLB, 이랜드의 뉴발란스 등 브랜드가 쿠알라룸푸르 신도심에 위치한 고급 쇼핑몰 TRX에 입점했고, 하고하우스가 운영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마뗑킴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진출을 위해 현지 업체들과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시장에서도 상권별로 가족 단위 중산층과 고소득 전문직, 관광객 등 주요 소비층이 다르고 선호하는 브랜드와 가격대가 다르다보니 현지에 진출할 브랜드별로 포지션을 선정하는 등 유통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K-팝을 좋아하는 Z세대를 중심으로 K-패션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슬람교와 힌두교, 불교가 섞인 다문화 사회인 만큼 아시아 테스트베드 시장으로서 그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패션협회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류박람회를 계기로 협회는 지난 1~13일 2주간 말레이시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와 협업해 '코리아 쇼핑 페스타' 기획전을 진행한 결과, 총 66만2485만 달러(약 10억 원)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K-패션과 뷰티, K팝 굿즈 등을 판매한 해당 기획전에서 패션 브랜드 카테고리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가 운영한 K-패션관 '올 인 코리아'(ALL IN KOREA)에서 B2B 상담회와 브랜드 쇼케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높은 관심을 받은 가운데 특히 한국산 소재를 사용한 히잡 커스터마이징 체험관은 지난 12~13일 이틀간 총 100명 모집에 사전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협회 관계자는 "현지에서 판매되는 히잡보다 퀄리티가 좋다고 놀라워하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얇고 편한 소재를 이용하고 현지 패션에 어울리는 패턴 등을 적용해 출시할 경우 충분히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산업통상부와 협력해 한국 소재·제조·디자인 경쟁력을 활용한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과 세일즈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고, K-패션 수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현지 플랫폼 및 유통망과 협업을 통해 브랜드 판로 확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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