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불출석"…쿠팡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 D-DAY

김범석 '복심' 로저스 대표 나와…적극 해명 나설 듯
한국 근무 일주일 된 '임시 대표'…소통 한계 지적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7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한다. 사진은 16일 서울 시내 한 쿠팡물류센터에 정차된 배송차량. 2025.12.1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17일 3370만 건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벌어진 쿠팡을 상대로 청문회를 연다.

쿠팡의 창업자이자 실질적 소유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불출석하면서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쿠팡은 해롤드 로저스 신임 대표를 내세워 적극적인 사태 수습과 해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열리는 청문회에는 로저스 쿠팡 대표와 브렛 매티스 쿠팡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를 비롯한 쿠팡 관계자가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 9일 김 의장과 박대준 전 대표, 강한승 북미사업개발 총괄(전 경영관리총괄), 브랫 메티스 쿠팡 CISO,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 등 6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한 지난 16일 제2차 전체회의를 열어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이사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전경수 쿠팡 서비스정책실장, 노재국 쿠팡 물류정책실장, 이영목 쿠팡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 이재걸 부사장 등 4명도 추가 참고인으로 의결했다.

다만 함께 증인으로 채택됐던 김 의장과 박 전 대표, 강 총괄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의장은 불출석 사유서에서 "현재 해외에 거주하고 근무하는 중으로 전 세계 170여 국가에서 영업하는 글로벌 기업의 CEO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들이 있는 관계로 부득이하게 청문회 출석이 불가하다"라고 적었다. 강 총괄은 현직 대표가 아니므로 회사를 대표해 증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따라서 청문회에선 쿠팡의 허술한 보안 인식과 함께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 의장을 향한 강한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쿠팡 제공).

박 전 대표에 이어 쿠팡 한국 법인을 지휘하게 된 로저스 대표가 국회와 여론을 만족시킬 만한 답변을 내놓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로저스 대표는 김 의장의 '복심'이자 쿠팡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핵심 경영진'이다. 로저스 대표를 내세운 건 미국 본사가 직접 현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취임 직후 사내 메시지를 통해 "지금 우리의 우선순위는 명확하다"며 "이번 사태에 철저히 대응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보안을 강화하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저스 대표가 쿠팡 한국 법인에서 근무한 지 불과 일주일밖에 안 된 임시직인 데다, 통역까지 거치면 청문회 진행 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한편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김 의장과 강 총괄, 박 전 대표를 고발하고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초대형 사고 앞에서, 쿠팡의 실질 책임자들이 국회의 증인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은 명백한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이라며 "국회는 증인 불출석을 단순한 문제로 넘길 수 없으며, 법에 따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