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發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식품업계 자사몰 전략 '재조명'
자체 물류망 배송 인프라 구축해온 식품사, 쿠팡 사태가 기회 될수도
대상·풀무원 등 다양한 배송 체계 갖춰…식품사 자사몰 전략 가속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온라인 플랫폼 전반에 대한 소비자 신뢰 저하로 확산되면서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자사몰 중심의 유통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자체 물류망과 배송 인프라를 구축해 온 식품사들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업체들은 몇 년 전부터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새벽배송·당일배송·주말배송 등 다양한 형태의 자체 배송 체계를 운영해 왔다.
대표적으로 대상그룹은 2023년 론칭한 육류 전문 브랜드 '미트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5월부터 새벽배송과 주말배송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육류는 신선도가 곧 품질과 직결되는 만큼, 대상은 자체 물류망을 활용해 품질 유지와 배송 시간 단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풀무원 역시 자사 제품을 대상으로 다음날 도착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Y는 이미 프레시매니저를 통해 이른 아침 시간에 배송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새벽배송이라 명시하진 않지만 대부분 오전 이른 시간에 배송이 완료되는 만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워홈도 올해부터 자사 온라인몰 아워홈몰을 통해 11번가의 '슈팅배송' 서비스를 위탁 활용 중이다. 서울·경기 지역엔 '오늘도착',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내일도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물량은 CJ대한통운을 통해 익일 배송된다.
이 같은 자사몰 강화 흐름은 쿠팡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식품사들은 단순 입점 위주의 유통 구조로는 높은 수수료와 제한된 고객 정보 접근성 탓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플랫폼은 노출과 유입 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 비교에 노출되기 쉬운 구조 탓에 실질적인 이익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사몰은 수수료 부담 없이 직접 판매가 가능하고 고객의 구매 이력 및 회원 정보를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충성도 강화와 맞춤형 마케팅에 유리하다.
그뿐만 아니라 식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짧고 보관 상태에 따라 신선도와 맛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어 배송 품질이 곧 제품 신뢰도로 직결된다. 이에 따라 정시 도착과 적정 온도 유지가 가능한 자체 물류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의류나 생필품처럼 배송 지연이나 품질 편차를 감내할 수 있는 품목과 달리 식품은 배송 타이밍이 곧 품질이 되는 구조"라며 "식품업의 경우 자사몰을 통해 물류를 직접 통제하고 고객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구조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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